크면 클수록 좋다?..삼성·LG 세탁기 대형화, 왜

이인준 2022. 5. 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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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탁기 제조사 '최대용량' 타이틀 경쟁
대용량 선호 추세에 제조사 판매 전략 영향
성장 한계 부닥치자 제조 기술로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 모델이 국내 최대 25Kg 용량의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하단) 신제품과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 20Kg(상단)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최대 용량' 타이틀을 단 신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탁 횟수를 줄이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와 세탁기 교체 주기를 앞당기려는 제조사의 판매 전략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또 부피 제약이 큰 세탁기 제품의 특성상, 용량 확대가 성능 개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탁 용량 25㎏로 국내 최대인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지난 2020년 출시한 종전 최대 용량 24㎏ '그랑데 세탁기 AI'에 이어 2년 만에 용량을 더 키운 제품을 내놨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LG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포함한 총 9종의 25kg 용량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LG전자는 지난 3월에도 국내 가장용 통돌이 세탁기 가운데 가장 큰 세탁 용량 24㎏ 제품을 내놨다.

세탁기 용량이 커지는 원인 중 하나는 한 번에 많은 빨래를 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세탁기 용량은 주로 빨래 무게로 산출한다. KS표준(KSC 9608)에 따르면 '1회에 세탁할 수 있는 건조한 세탁물의 무게'로 정의한다. 용량이 커지면 자연적으로 세탁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주말에 빨래를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고, 건조기 대중화로 빨래를 널지 않게 되자 한 번에 더 많은 양의 빨래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가사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욕구가 큰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발표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기준 가사 노동 시간 하루 2.7시간이다. 여기에 맞벌이 가정 여성 기준 돌봄시간 1.4시간을 합치면 집에서도 일하는 시간 만 4시간을 넘는다.

25kg LG트롬세탁기_00~02: LG전자가 부피가 큰 이불, 많은 양의 빨래 등을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는 국내 가정용 세탁기 최대인 25킬로그램(kg) 용량 LG 트롬 세탁기 신제품을 이달 둘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모델이 25kg 용량 LG 트롬 세탁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몫한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고,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불 세탁을 좀 더 자주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대용량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성숙 단계에 도달한 생활가전 시장에서 소비를 자극하기 위한 판매 방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제조사가 통상 고려하는 세탁기의 수명은 통돌이 기준 10년, 드럼 7년가량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수명보다 더 오래 쓴다. 내구연한이 다 돼서 세탁기를 새로 산다기보다는 이사, 결혼 등 다른 이유로 구매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전제품 교체 주기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제조업체들의 숙제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세탁기의 기능이 다양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고 있다. 최근 세탁기는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인지노동의 영역으로 나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최적의 세탁방식을 스스로 결정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은 '세제자동투입' 기능을 제공한다. 세제와 유연제를 채우면 최대 6주간 사용할 수 있다. 세탁세제가 떨어지기 전에 간접적으로 알수 있다. 앞으로 AI가 세탁기 세제를 직접 주문하는 시대가 올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품 성능 개선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생활가전은 부피에 제약이 많다. 세탁조의 크기가 무한정 커질 수 없다. 실제로 세탁 용량이 커지더라도 세탁조의 크기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모터 용량도 함께 고려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탁기의 크기는 그대로 두고 내부 설계 변경을 통해 세탁기 용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 제조 트렌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크기는 커지지 않으면서도 용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서 핵심 부품인 드럼과 터브(Tub)를 신규로 설계해 국내 최대 용량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유지했다. LG전자도 국내 최대용량 가정용 통돌이 세탁기를 출시하면서 기존 제품 대비 내부 세탁통의 용량은 더 커졌지만 외관의 크기는 같아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특징으로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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