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코로나 걱정 없고, 말기암도 치료?'..수상한 치유센터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유서영 기자입니다.
전문 의사들도 치료하기 어려운 말기 암부터 만성 통증 같은 각종 질환들을 모두 '치유'해준다는 곳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몰려들고 몇 개월씩 머물며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병원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곳인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면역력 보강의 해답'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린,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한 건물.
안에 들어가니 치유센터라는 체험관이 나옵니다.
하루 체험비 3만 원을 내고 들어갔는데, 직원의 첫 마디가 이상합니다.
코로나 걱정이 없는 곳이니 마스크부터 벗으라는 겁니다.
[직원] "여기는 마스크 안 끼셔도 돼요. 코로나가 안 생겨. 여기는… 걸리면 여기는 3일이면, 아니 3시간이면 다 떨어져요."
그런 곳이 있겠나 싶지만 일단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제공된 옷을 입자 3층 치유실로 안내합니다.
돔 형태의 찜질기, 의자 형태의 좌훈기 등 다양한 온열기 앞에서 중년의 남녀 여러 명이 열을 쬐고 있습니다.
[직원] "집중적으로 내가 아픈 부위, 수술했으면 하는 부위에다가 그걸 집중으로 투여를 해서, 병원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것들이 해결이 돼요."
이 체험객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물어봤습니다.
[입소자] "저 환자로 들어왔어요. 저 폐암, 폐암 3기."
주로 폐암, 췌장암 등 암 환자들인데, 상당수는 아예 이곳에서 장기간 숙식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센터 입소자] "나 7개월이라니까 지금…"
한 달 머무는 데 2백만 원 이상이 든다는데도 열 개가량의 방은 거의 다 차있습니다.
이들은 병원도 갈 필요가 없고, 업체 대표만 믿으면 병이 낫는다고 말합니다.
[입소자] "회장님은 약도 끊어라, 병원도 가지 마라, 이거 가지고 충분히 낫는다. 이렇게…"
환자들이 전적으로 믿는다는 업체 대표를 만났습니다.
대표는 직접 병을 고치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담낭암 환자라는 남성의 배에 뜨겁게 달군 돌판을 갖다 댑니다.
[센터 입소자] "아 뜨거워 뜨거워…" [대표] "아픈 데는 뜨거워요… 아유 잘 참으시네."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떼지만 옆에서 팔을 붙잡게 한 채 계속해서 돌판을 댑니다.
[업체 대표] "할 때만 고통스럽지, 하고 나면 아무렴 괜찮아. 끝나."
하지만 환자의 배엔 곳곳에 화상으로 보이는 상처가 나 있고, 빨갛게 부어오릅니다.
[업체 대표] "이렇게 급한 환자들은 내가 이제 개별적으로 좀 세게 손을 봐줘."
지켜보던 기자를 갑자기 와보라는 대표.
진주암이라는 암석을 가공해 만든 돌판인데, 암 환자들한테만 뜨겁지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다며 느껴보라고 합니다.
[업체 대표] "눈을 떠요. 눈을 뜨시라고. 괜찮아. 내가 책임져."
하지만, 역시 뜨겁습니다.
"어우, 엄청 뜨겁다."
열기를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을 떼자, 이번에는 볼 쪽으로 돌판을 갖다 댑니다.
[업체 대표] "잘못되면 내가 책임이지,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 봐. 가만히 있어! 데이면 내가 책임을 진다는데 왜 그렇게 말이 많아."
이런 치료, 효능도 안전도 괜찮은 걸까요?
만성 통증을 낫게 해준다는 말에 여기서 온열 치료를 받은 한 여성은 등과 허리 등에 2도 화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만성 통증은 그대로였습니다.
항의하자 대표는 화상이 아니라며 화를 냈고, 병원에도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피해자-업체 대표 녹취(지난 4월)] "이보세요! (피부가) 타긴 뭘 타! 이봐요. 그런 상처를 건드려서도 안 되고, 여기 와서 그대로 치료를 받아야 돼."
온열치료는 현재 암 치료 등에서 일부 보조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열기만 쓰면 항암치료 시기를 놓쳐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고, 화상을 입게 되면 다른 감염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수현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몸 상태가 굉장히 여려요. 그러니까 그렇게 불로 피부를 갖다 대면 쉽게 손상되고, 그게 매개가 돼서 감염, 그다음에 패혈증, 이렇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대표는 항암치료가 필요없다며 자신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합니다.
[업체 대표] "항암 같은 거 할 필요가 없어요. 해 봐도 아무런 의미도 없고, 암 환자는 제일 중요한 게, 하루라도 빨리 (이걸) 해야 돼."
그러면서 자신도 의사라고 주장합니다.
[업체 대표] "나도 미국 유나이티드 대학의 이 대체의학을, 학위를 받았어. <그럼 의사 선생님이신 거예요?> 그렇지. 나도 의사지."
하지만 확인 결과,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대학 명단에 그런 학교는 없었습니다.
업체를 다시 가봤습니다.
다시 만난 대표는, 이 시설은 미래 양자의학을 연구하는 협동조합이라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업체 대표] "의료 행위를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협동조합 체제가 돼 있어요. 미래의 양자의학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협동조합이라 해도 비의료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건 불법입니다.
이 점을 묻자 자신은 어디까지나 연구 목적이었고, 의료기기 사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줬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의사를 사칭했다는 지적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업체 대표] "자연의학자라고 그랬어, 자연의학자."
하지만 앞서 방문했을 때는 자신을 의사라 한 것, 또 암 환자들을 상대로 항암치료하지 말라면서 치료행위를 한 것 등을 지적하자, 이 대표는 "법적 문제로 따질 거면 검찰에 고발하라"고 답했습니다.
바로간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허원철, 윤병순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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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허원철, 윤병순 / 영상편집: 김하은
유서영 기자 (r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65727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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