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IT칼럼]

2022. 5. 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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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원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주로 산업현장에서 설비를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되던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면 실제 사물이나 프로세스의 디지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의 과거와 현재 활동이 모두 기록되고 계속 업데이트되는 디지털 프로필이다. 이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데이터로 연결하고 실제 세상을 디지털로 구현한 거울 세계라는 점에서 사물 대상의 메타버스라고도 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 모델링 / GE


디지털 트윈은 취합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알고리즘 기반의 시뮬레이션과 시각화 기술을 이용해 실제 세상의 사물을 그대로 디지털로 재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파악된 권고사항이나 필요한 조치를 사용자들에게 알려주고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문제의 조기 발견이나 설계 방식 및 제조 공정의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과일주스를 생산하는 공장의 대형 착즙기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면 착즙기의 일반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더불어 현장에서 기기가 받는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마모도를 평가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해 설비의 가동이 중단되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확산에 적극적인 기업 GE는 제트 엔진, 석유 굴착 장비, 펌프 및 발전기 등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120만개 이상의 디지털 트윈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다운타임(시스템 등의 고장)과 유지보수를 줄여 15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의학 분야에서는 인체 장기를 모델링하고, 항공 분야에서는 항공기를 모델링하고, 건축 분야에서는 건축물을 모델링하는 데 사용된다.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 트윈 계획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네이버는 ‘아크버스’라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정밀 지도제작에 활용하는 등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를 디지털 트윈 제작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실내 공간까지 재현하는 고정밀지도를 만들고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인공지능, 카메라, 센서, 그래픽 프로세서의 발전으로 디지털 트윈은 활용 범위를 더 넓혀가고 있다. 유럽의 과학 컨소시엄 ECMWF는 지구의 디지털 트윈 계획 ‘DestinE(Destination Earth)’를 발표했다. 기후 변화 위기가 커짐에 따라 기후 변화와 환경 영향을 예측하는 게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큰 비용이 수반된다. ECMWF는 지구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기후 패턴을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해 물과 해양 환경, 극한 기상 현상, 가능한 완화 전략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도 ‘Earth-2’라고 하는 지구의 디지털 트윈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에서는 무엇보다 데이터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부정확하면 만들어내는 모델링이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구의 디지털 트윈 계획에서 알 수 있듯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해 거대하고 복잡한 모델링을 구현할 수만 있다면 그 혜택은 상상을 초월한다. 앞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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