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유승준'에게 분노하는 2030, 여전한 병역기피 [뉴스+]
장관 후보자 아들도 논란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상실감"
가수 유승준씨가 한국 입국 비자 발급을 요구하며 제기한 두 번째 소송의 판결이 있던 지난 28일 대기업 신입사원 김모(27)씨가 한 말이다. 그는 군 복무 중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셔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김씨는 “유승준씨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당연하다. 수많은 장병과 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남성 중 누가 원해서 입대를 하느냐”고 말했다.
한국에서 절대 건드려서 안 될 금기는 병역이다. 유승준, 엠씨몽 같은 연예인들이 병역기피 때문에 몰락했다. 유씨의 병역기피 논란이 처음 제기된 지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각종 병역기피를 하다 병무청에 의해 적발되는 사례는 한해 500명에 이른다.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박탈감 안겨”, 법원 엄중 판단
재판부는 유씨가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에 불복해 제기한 앞선 행정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으나 정부가 재차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유씨의 과거 국적 이탈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해가 될 가능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국가기관을 기망해 편법으로 국외로 출국한 뒤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받은 것”이라며 “그 목적이나 시기의 부당성, 행위 태양이나 방법에 비춰 대한민국의 질서유지 내지 공공복리 등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 측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유씨의 비자 발급 신청을 재차 거부했고 이에 유씨는 2020년 10월 재차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병역기피자 한해 500명 규모, 장관 후보자 아들도 논란
정 후보자의 아들뿐만이 아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차남도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전체 병역기피자 규모는 매년 500명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국외 병역기피자는 평균 160여 명(평균 25.1%)에 이른다. 국내 병역기피자는 △2018년 543명 △2019년 496명 △2020년 358명 등 계속 감소하고 있었다. 반면 국외 병역기피자는 △2018년 135명 △2019년 145명 △2020년 189명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병역을 피하기 위해 고의체중 조절과 정신질환 위장, 고의문신 등의 방법이 쓰인다. 병무청의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고의체중은 조절은 115건(33.6%)으로 가장 많았다. 2위가 ‘정신질환 위장’(68명·19.9%)였고, 3위는 고의 문신(58명·17.9%) 차례였다.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면탈행위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엔 47명이었으나, 2016년 54명, 2017년 59명, 2018년 69명, 2019년 75명으로 늘어났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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