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10억인데 동대문구 8억"..'미계약 속출' 부른 분상제 함정
"강북구가 10억원인데 동대문구가 8억원인 게 말이 되나요?"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집값이 높은 지역보다 낮은 지역에서의 아파트 분양가가 더 비싸게 책정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당시 집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은 적용이 배제되면서 발생한 기현상이다. 방치하다가는 시장 왜곡이 심해질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내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제외 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잇따라 공급된 2개 단지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0억원 수준이었다. 이어 3월 공급된 '한화 포레나 미아'는 이보다도 약 1억원씩 높은 11억5000만원에 분양했다. 미아뉴타운 내 '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10억~11억원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첨 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정당계약 후 18가구의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다. 다음달 정당계약을 시작하는 '한화 포레나 미아' 역시 7대 1의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보여 미계약 발생이 확실시 되고 있다. 수억대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분상제 적용 단지 공급이 예정된 상황에서 고분양가 단지를 계약할 유인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공급이 예정된 대표 '로또' 물량은 동대문구 이문동 재개발 단지다. 이문1구역은 분양가 산정, 이문3구역은 시공사 교체 이슈로 각각 분양이 늦춰지고 있지만 연내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분상제 적용을 받아 전용 84㎡ 기준 8억~9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상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합쳐 분양가를 정한다.
예상분양가대로 실제 공급된다면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보다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까지 낮게 나오는 셈이다. 문제는 지역 아파트 시세는 강북구보다 동대문구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동대문구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8억8078만원으로 강북구(7억54만원)보다 2억원 가량 더 높다. 시세가 더 낮은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더 비싸게 책정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은 지역을 배제시켰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서울 18개 자치구 309개동과 경기 광명, 하남, 과천 3개지역 13개동 등 322개동을 규제대상에 포함 시켰는데 서울 종로구 도봉구 강북구 중랑구 금천구 관악구 등은 제외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이들 지역의 분양가를 밀어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로또 분양' 문제 뿐 아니라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정부에서 하루 빨리 분상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택지비와 건축비 등의 산정 방식을 합리화 하고 정비사업장 분양가에 이주비와 명도소송비를 반영하는 등 분양가 규제를 완화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규제 완화는 신중하되 '공급'은 신속히 한다는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분양가상한제로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약 7000여 가구로 추산한다. 분상제만 개선된다면 바로 분양에 돌입할 수 있는 곳들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권 물량의 공급을 막고 있는 게 바로 분양가상한제"라며 "차기 정부에서 권리산정일 기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 다양한 재건축 규제 보완책을 고민하겠지만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분상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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