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리포트] '퇴장, 퇴장 그리고 퇴장' 수난의 외인, 핵심 조연 '라이언 킹' 오세근.. 주연 '스나이퍼' 전성현

김우석 2022. 4. 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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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가 1차전 패배 2연승에 성공했다. 반전 이상의 감동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수원 KT를 상대로 83-7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GC인삼공사는 2연승과 함께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단 1승을 남겨뒀다. 반면 KT는 1차전 승리 후 2연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빠졌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 28점 8리바운드, 대릴 먼로 16점 15리바운드 더블더블로 팀 승리에 앞장섰고, 전성현이 3점슛 4개 포함 16점을 터트리며 승리를 도왔다. KT는 양홍석 16점 7리바운드, 케디 라렌 12점 4리바운드, 허훈 17점 2어시스트로 분전했다. 했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예상이 빗나갔다. KGC가 높은 야투 적중률을 바탕으로 1쿼터를 32-16, 더블 스코어 리드로 앞서며 치고 나간 것. 의외였다. 2차전 패배로 높은 집중력이 동반될 것으로 보였던 KT가 초반 이 정도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없었던 것.

이에 KT는 백전노장 김동욱을 투입했고, 김동욱은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공수에서 조직력과 집중력이 달라진 KT는 점수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2쿼터 후반 두 차례 동점까지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접전, KGC의 근소한 우세 속에 어느 팀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4쿼터 초반, KGC가 10점차 리드를 가져가긴 했지만, 높이에서 앞서는 KT 전력에 분위기는 팽팽함 그 자체였다.

종료 3분 23초 전, 높은 긴장감 속에 첫 번째 변수가 발생했다. 마이어스가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난 것. 라렌의 상대적 부진을 커버하던 마이어스 이탈은 KT에게 타격이었다. 이 순간은 반전이었다. 허훈이 바로 3점슛을 꽂아 넣으며 74-76, 2점차 접전을 팀에 선물했다. 흐름이 KT로 가는 듯 했다. 10점차 열세를 2점차로 줄였기 때문.

이때 두 번째 변수가 터져 나왔다. 4반칙에 몰려있던 라렌이 오세근의 슈팅 과정에서 마지막 파울을 범했다. 상승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순간이었다. KT는 순식 간에 ‘높이’라는 최대 강점을 송두리째 잃는 장면과 마주치고 말았다.

KGC가 KT 높이 공백을 놓치지 않았다. 변준형이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다. 아쉽게 볼은 림을 돌아 나왔다. 먼로가 나타났다. 풋백을 통해 득점을 만들었다. 다시 KGC 4점차 리드.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장면이었다.  

 

바로 KGC에 첫 번째 변수가 발생했다. 먼로가 수비 과정에서 돌파하는 허훈을 살짝 미는 장면이 나왔다. 심판은 지체 없이 오른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먼로의 5번째 파울. KGC에 위기가 감도는 순간이었다.

남은 시간은 1분 57초. 이제부터 이 경기는 코리안 매치가 되었다. 양 팀 모두 외국인 선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KGC의 4점차 리드. 승부가 다시 미궁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허훈이 움직였다. 득점이 터졌다. KGC는 전성현으로 응수했다.

이후 KT는 세 번의 공격에서 1점만 더했고, 경기 종료 37초 전, KGC 박지훈이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점수는 80-77, KGC의 단 3점차 리드 상황. 한 골이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KGC였다.

박지훈이 서서히 드리블을 통해 공격 코트로 넘어왔고, 선수들 위치를 정리했다. 그리고 5초를 남겨두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은 늦은 타이밍이었다. 전성현이 왼쪽 45도에서 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볼을 넘겨 받은 후 림으로 점프하며 슈팅을 시도했다.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볼을 백 보드를 맞고 거짓말처럼 림으로 빨려 들었다.

KGC 벤치를 기쁨의 탄성을 터트렸고, 전성현은 백 코트로 돌아가며 포효했다. 승리를 확신하는 장면이었다. 남은 시간은 13초, 점수는 5점 차, KT에게 역전의 기회는 없었다.

이날 경기의 핵심 조연은 오세근이었다. 오세근은 1쿼터 3점슛 두 개 포함 12점을 몰아치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에도 다르지 않았다. KT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이후 오세근은 16점을 더했다. 결과는 28점. 양 팀 최다 득점이었다. KT에게는 얄미울 수 밖에 없는 ‘라이언 킹’이었다. 경기 과정에서 KGC가 승리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가 되어 주었다.

 

오세근이 이날 남긴 야투 성공률은 무려 73%. 15개를 시도해 11개(2점슛 9/12, 3점슛 2/3)였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플옵만 되면 '성난 사자'로 변신하는 모습을 다시한번 남긴 하루였다. 

마무리는 전성현이 맡았다. 사실 이날 전성현의 3점슛 감각은 그닥 좋지 못했다. 총 14개를 시도해 4개만 림을 갈랐다. 성공률 29.1%. 40%에 육박하는 3점슛 성공률을 남겼던 정규리그에 10% 정도가 빠지는 수치였다.

하지만 종료 17초를 남겨두고 시도해 성공시킨 3점슛은 확률의 아쉬움을 완전히 상쇄시킬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위닝샷이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자주 회자될 수 있는 명장면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KGC는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오세근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전성현의 마무리를 통해 시리즈를 ‘우세’로 바꾸어 놓는데 성공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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