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홈 인테리어 수요 늘자 하자보수 분쟁도 따라 늘어

백상경 2022. 4. 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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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작년 피해구제신청 568건 접수
전년대비 37.9% 늘어..최근 4년간 1752건
최근 4640만원의 거금을 들여 집 인테리어 시공을 받은 A씨(40)는 시공업체와의 다툼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부엌 타일은 자신이 고른 상품이 아니라 엉뚱한 것이 붙어 있었고, 공사 중에 배관을 잘못 건드렸는지 화장실에선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A씨가 하자보수를 요구했지만 업체 측에선 정상적으로 공사를 마쳤다며 고쳐줄 책임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전문 업체에 195만원을 주고 도배를 맡긴 B씨(20)도 잘못된 시공으로 피해를 입었다. 찢어진 도배지, 들뜬 벽지로 두 차례나 시공을 다시 했지만 여전히 필름 시트지가 떨어지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홈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인테리어 시공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피해구제 신청을 총 568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12건 보다 37.9% 늘어난 것으로, 최근 4년(2018~2021년)간 접수된 신청건수 1752건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하자보수 미이행·지연이 24.5%(429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재품질·시공·마감 불량이 14.2%(249건), 부실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8.8%(155건) 등의 순이었다.

공사금액은 1500만원 미만이 77.1%(1350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현행법상 건설업 등록대상에 해당하는 공사금액인 1500만원 이상도 17.5%(306건)나 됐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10~11월 주요 인테리어 브랜드 사업자 4곳(LX하우시스, KCC글라스, 한샘, 현대L&C)과 안드로이드 마켓 내 다운로드 수 50만건 이상 인테리어 앱 4곳(숨고, 오늘의집, 집닥, 하우스앱)을 대상으로 계약 조건 등을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업체·플랫폼 별로 계약서상 하자보수책임 주체와 하자담보책임 기간이 다른 만큼 계약을 할 때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 결과 LX하우시스와 현대LNC는 직영점이 아닌 일반 대리점과 계약했을 때 발생한 시공상의 하자는 본사의 보수책임이 없다고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었다. 대리점 계약에 대해선 하자보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반면 KCC글라스와 한샘은 일반 대리점 계약인 경우도 일부 하자보수책임을 부담하고 있었다. 본사 제품으로 시공하면서 본사 표준계약서를 사용하거나, 본사가 시공관리자로 참여한 경우가 해당됐다.

인테리어 시공중개 플랫폼 4곳은 시공 책임은 시공업자에게만 있고, 플랫폼은 통신판매중개자로 책임이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의 경우 숨고·하우스앱의 일부 입점 업체는 1년 미만으로 표시하거나 기간을 따로 표기하지 않아 하자 발생 시 분쟁 소지가 있었다. 현행법상 전문공사의 종류별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실내건축 1년, 냉난방 2년, 방수·지붕 3년 등이다.

인테리어 시장은 소규모 개인사업자가 많아 1500만원 이상 공사 시엔 건설업 등록을 하고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조사결과 오늘의집·집닥 만이 1500만원 이상 공사시 건설업 등록사업자에게 맡겨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건설업 등록업체 여부를 알리고 있었다. 시공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표준계약서 사용도 권장되는데, 플랫폼 4개사 중 이런 내용을 안내하는 곳은 오늘의집 한 곳 뿐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시공업자의 건설업 등록 여부 공개 강화 ▲실내건축·창호공사 표준계약서 사용 확대 ▲결제대금 예치제 도입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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