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생한 폐의 건강 상태를 바로 확인하는 방법

박유연 기자 2022. 4.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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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중잡담_꼬집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폐 건강관리 기기 '불로(BULO)' 개발한 브레싱스 탐방기

이 제품 대체 왜, 어떻게, 누굴 위해 만든걸까? 궁금한 점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영지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꼬집기’를 게재합니다. 꼬집기(記) 5화에선 ‘브레싱스’의 이인표 대표를 만났습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유행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무증상자’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 증상이 없지만 바이러스 감염원이 돼 주변 사람에게 감염증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호흡을 담당하는 장기인 폐는 통각 세포가 없어 통증을 느낄 수 없는데요. 폐암의 경우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가 돼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절반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폐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습니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며 창업에 뛰어든 이가 있습니다. 가정용 호흡 측정기 불로(BULO)를 개발한 브레싱스 이인표 대표와 숨(Breath)의 의미를 알아봤습니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어머니 잃고 개발한 호흡운동기

브레싱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폐 건강관리 기기 ‘불로(BULO)’를 개발했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브레싱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폐 건강관리 기기 ‘불로(BULO)’를 개발했습니다. 불로로 폐활량, 폐 근력, 폐 지구력, 폐의 나이 총 4가지를 측정할 수 있고, 기기를 전용 앱에 연동하면 측정 결과에 따른 호흡 운동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호흡 장애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폐기종, 폐섬유증 등 폐 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 분들이 호흡 재활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로를 개발한 브레싱스 이인표 대표는 2013년 2월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상공학과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첫 직장을 갖고 3년 뒤 어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폐가 취약한 장기임을 처음 알았죠. 통증이 없는 기관이라 악화되기 전까지는 발병한 줄 모르고 방치했던 겁니다. 집에서 호흡기를 관리할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레싱스 이인표 대표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사내 창업경진대회 해커톤에 참가했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이듬해 3월 어머니를 떠올리며 사내 창업경진대회 해커톤에 참가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삼성메디슨에서 의료기기를 개발하던 연구원을 만나 팀을 꾸렸습니다. 가정용 호흡기 관리 기기 개발의 시발점입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씨랩에 선정돼 1년 동안 자금, 기획, 마케팅 등 사업 기획을 구체화했죠.”

2018년 11월 ‘브레싱스’ 법인을 설립해, 이듬해 1월부터 기술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호흡 측정기와 여기에 연동하는 앱 동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호흡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1년 반 동안 수많은 실험을 거쳐 2020년 하반기, 호흡 측정기 ‘불로’(BULO)와 앱 불로 웰니스’(BULO wellness)를 완성했습니다.

◇후후 불면은 폐 나이가 나온다

먼저 시민들을 만나 폐 건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먼저 시민들을 만나 폐 건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한 시민은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한다며 폐 건강에 자신을 보였지만 폐 건강 측정의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하루 만 보 걷기가 새해 목표라고 한 시민은 폐활량 측정은 건강검진으로 할 수 있지 않냐며 폐 건강보단 체질량 지수, 당 수치 등에 더욱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가정용 호흡 측정기기를 개발한 이유가 더욱 궁금해졌는데요. 폐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불로(BULO)를 개발한 스타트업 브레싱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본 후 가정용 호흡 측정기기 블로를 개발한 이유가 더욱 궁금해졌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Q.브레싱스에서 정확히 어떤 걸 만드나요?

“간편하게 폐 건강을 측정하고 측정된 결과에 맞춰서 호흡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기 ‘불로(BULO)’와 이와 연동된 모바일 앱을 개발했습니다. 불로에 약 3초 정도 숨을 불어넣으면 폐활량, 폐 근력, 폐 지구력, 폐의 나이 측정값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폐 건강 상태에 따라 앱이 안내하는대로 매일 폐 운동을 하면 폐 건강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Q.어떤 원리죠?

“흰색 원통에 입을 가져다 대고 숨을 세게 내쉬면 기기의 보라색 부분에 있는 센서가 호흡의 양과 압력을 측정합니다. 측정값은 미국 흉부학회와 유럽 호흡기 학회에서 인정하는 ‘표준 파형(신호 전달에 쓰이는 파동의 생김새) 테스터’를 기준으로 합니다. 호흡량이나 미세한 떨림까지도 비교해 표준 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죠.”

브레싱스는 ‘불로(BULO)’ 그리고 이와 연동된 모바일 앱을 만들고 있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Q.호흡 측정은 병원 건강검진으로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요?

“건강한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폐 질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폐 질환에 취약한 고위험군의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폐 기능 검사를 하는데, 그 3개월 사이에도 병증은 더욱 악화될 수 있어요. 매일 측정하고 운동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거죠.”

Q.불로를 대중적인 제품으로 보긴 어렵지 않나요?

“아직까진 아니지만, 대중 제품이 될 거라 봅니다. 꼭 폐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만 불로를 쓰는 건 아닙니다. 불로 소비층을 분석해 보면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성별의 차이도 크지 않고요. 젊은 연령대도 불로를 많이 샀는데요. 보컬 트레이닝, 필라테스, 헬스 등을 하면서 호흡 기능을 증진하기 위해 불로를 사용하는 분도 많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불로를 직접 사용해 폐 나이를 측정해 봤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폐 나이를 측정하기 전 준비 자세를 취했다. 꼬집기 4화 ‘브레싱스편’ 캡처

Q.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불로를 처음 공개한 곳은 미국이었는데요. 불과 1~2개월 만에 10만~12만달러(약 1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선 2021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했으니 이제 막 첫발을 뗀 셈이죠. 온라인몰(https://bit.ly/32Bk9Hb)에서 한정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불로를 직접 사용해 폐 나이를 측정해 봤는데요. 스마트폰 화면 위로 뜬 폐 나이를 확인하고는 표정 관리에 실패했습니다. 측정값이 실제 나이를 훨씬 웃돌았기 때문인데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러 차례 다시 측정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즐겨하던 요가 등의 정적인 운동보다 조깅이나 자전거처럼 폐활량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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