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백곳 골프장 이름 중 '힐' 최다 35곳..밸리 28곳

2022. 4.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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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매거진 코리아가 4월호에서 국내 골프장 500곳의 이름을 전수 조사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500곳을 넘긴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많은 이름은 ‘힐(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골프장 다수가 산악에 조성된 이유로 ‘밸리’를 쓰는 골프장도 28곳에 달했다.

골프 전문지 <골프매거진코리아>는 지난 4월호 기사에서 ‘한국 골프장 이름’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는 국내에 9홀 이상 독립된 이름을 가진 골프장은 500곳(9홀 미만 코스나 동일 이름의 병설 퍼블릭은 제외)을 전수 조사했다.

그중에 지역명을 넣은 곳이 204곳에 이른다. 골프장 이름에 제주와 안성이 붙는 곳은 8곳씩이다. 그밖에 서울은 7곳, 용인은 5곳의 골프장이 이름으로 지역명을 쓰고 있다. 지명 외에 지형적 특징 중에 가장 많은 단어는 계곡(Valley)이지만, 언덕을 뜻하는 힐스가 19곳, 힐이 16곳으로 조사됐다. 언덕을 합치면 모두 35곳이다.

소나무(Pine)는 자연이 우거진 코스라는 상징성 때문에 11곳이나 이름으로 쓰였다. 해안가(Beach)라는 이름은 골프장 인허가가 해안가에도 나오면서 확대되어 현재 8곳에 이른다. 호수(Lake)가 7곳, 바다(Ocean)가 7곳 숲(Wood)이 5곳, 언덕(Dale)은 4곳이었다. 계류(Creek), 강(River), 돌(Stone) 등은 3곳씩 쓰였다.

청평마이다스는 마이다스밸리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자매 코스 이천마이다스와 브랜드를 통합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부유함을 상징하는 골드 혹은 골든이 붙는 이름은 6개로 많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했다는 그리스 신화속 인물인 마이다스(Midas)도 3곳이었다. 성(Castle), 에덴(Eden), 왕(Rex) 등의 부유함과 귀족스러움을 상징하는 단어도 3곳씩이었다.

방위 중에서는 남쪽(South)을 뜻하는 이름이 8곳에 달했고 동쪽(East)은 7곳으로 많았지만 북과 서는 1곳씩에 불과했다. 봄을 뜻하는 스프링은 6곳이나 되는데 봄이라는 계절과 함께 온천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져 스프링데일은 봄 언덕, 사우스스프링스는 남쪽 온천을 뜻하며 네이밍 되었다.

군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체력단련장’이 붙는 곳은 31곳이고, 기업 브랜드로 통일된 골프존카운티는 14곳, 에콜리안은 5곳, 클럽디와 아난티는 4곳씩이었다. 이밖에 삼성의 베네스트, 롯데, 태영의 블루원, 블랙스톤, 오펠, 한화의 플라자가 3곳씩이었다.

동래베네스트는 초창기에는 동래 칸트리크럽으로 불렸다.

이 잡지는 한국의 골프장 이름이 변천한 트렌드도 분석했다. 초창기 들어선 골프장들은 지명을 썼다. 서울컨트리클럽에서 시작해 부산컨트리, 태릉, 대구, 안양, 유성, 동래 등이 그렇게 지어졌다. 1980년대말까지는 전국에 50곳을 넘지 않을 정도로 골프장이 드물던 시절이어서 지역명을 붙이고 그 뒤로 컨트리클럽(CC)을 붙이면 그걸로 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로 청와대가 아닌 지자체에서 골프장 인허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골프장이 부쩍 늘면서 이름도 개성을 띄기 시작했다. 동시에 회원제 골프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회원권을 더 비싸게 팔기 위한 이름이 나왔다.

1992년 개장한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CC는 원래 클럽700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극소수인 700명의 회원만 모집하는 고급 골프장이라는 의미였다. 부킹 수요가 넘치던 시절에는 모집 회원이 적다는 자체부터가 프리미엄이었다. 하이트진로가 2002년에 인수하면서 이름을 ‘청학’을 뜻하는 영문 블루헤런으로 바꿨다.

우정힐스는 설립자인 코오롱 이동찬 회장의 아호를 따고 힐스를 붙였다.

1993년에 충남 천안에 개장한 우정힐스는 골프장의 새로운 네이밍이 시작되는 계기였다. 처음에는 골프장을 그룹 이름인 ‘코오롱’으로 지으려했다. 하지만 이동찬 회장은 자신의 아호인 물가의 소 ‘우정(牛汀)’을 넣고 뒤에 언덕인 힐스를 붙였다. 천안 지역명을 넣거나 기업 이름을 넣지 않고 골프 코스의 이미지를 넣은 네이밍은 그 이후로 대세로 자리잡았다.

골프장 이름이 오늘날 500개에 이르다보니 기상천외한 이름이 백출했다. 과일, 동물에 강과 산, 역사, 사람 이름까지 다양하다. 과일을 이름에 붙인 골프장은 오렌지듄스, 영종오렌지, 애플밸리, 포도CC이며, 동물로는 타이거(호랑이), 시그너스(고니), 블루헤런(청학), 사자체력단련장, 베어(곰)크리크와 베어스타운 등이 있다.

떼제베CC는 원래 서청주CC였으나 2004년 프랑스 고속철인 떼제베에서 기술 이전을 받은 KTX가 2004년에 등장하자 ‘고속철처럼 빨리 닿는 곳이라는 느낌을 연상하라고 ‘떼제베’로 변경됐다. 지난해 경기 여주에 개장한 루트52는 제2영동 고속도로인 52번 국도에서 들어가는 가까운 곳이라면서 이름붙었다고 전해진다. 골프장은 ‘1년은 52주로 구성돼 있고 목적지에 이르는 코스 공략은 여러 루트가 있기 때문’으로 네이밍을 설명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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