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투자수단 아닌 깨달음 관점 향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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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국내 미술시장도 '1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술시장 저변 확대 분위기에 발 맞춰 국제아카데미는 지난 13일 롯데호텔부산 아테네룸에서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이자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 실장을 초청해 '현대인에게 왜 미술작품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김 대표는 변기를 뜯어와 '샘'이라고 출품한 마르셀 뒤샹과 같은 개념미술을 대표적 양식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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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해한 현대미술 접근법 쉽게 설명
- 작품 보는 시야 확장 중요성 강조
세계 미술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국내 미술시장도 ‘1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술시장 저변 확대 분위기에 발 맞춰 국제아카데미는 지난 13일 롯데호텔부산 아테네룸에서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이자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 실장을 초청해 ‘현대인에게 왜 미술작품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0~14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첫 아트페어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종이에 컵을 그려 보시겠어요?”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기 전 김 대표가 참석자들에게 주문했다. 대부분 역사다리꼴의 컵을 그렸다.
“같은 물건이라도 눈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그릴 수 있겠죠. 위에서 보거나, 아래에서 본 형태요. 그럼 이건 어때요? 해체해서 펼친 전개도를 그리는 거에요. 발상의 전환이죠. 이런 식으로 새롭게 그린 사람이 바로 피카소입니다.”
입체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카소의 그림 ‘아비뇽의 처녀들’이 화면에 띄워졌다. 이 작품은 시점(視點)에 주목해야 한다. 눈은 앞에서 본 모습인데 코는 옆에서 본 형태다. 여러 시점의 모습을 한 캔버스에 담아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피카소는 미술 흐름의 판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은 옆에서 본 컵을 그릴 때 전개도를 그린 거죠. 그동안 화가들은 3차원의 세계를 그럴듯하게 2차원에 그렸는데, 피카소는 이걸 다시 해체했어요. 이게 바로 피카소의 큐비즘 입니다. 추상미술의 시작점을 열어준 거죠.”
이런 모든 변화의 핵심은 ‘본다 ≠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모네가 날씨와 시기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보이는 ‘루앙 대성당’ 연작을 남긴 것처럼, 르누아르가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 햇빛 때문에 옷 색깔을 얼룩덜룩하게 그린 것처럼 말이다. 이들은 실제 생활에서 발견하는 색채가 사물의 고유색과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김 대표는 변기를 뜯어와 ‘샘’이라고 출품한 마르셀 뒤샹과 같은 개념미술을 대표적 양식으로 소개했다.
“현대에는 작품의 형태, 물질로서의 구성 보다는 아이디어, 개념을 더욱 중시하게 됐습니다. 기성품(ready-made)이라도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작품이라는 거죠. 최근 화제가 된 화투 그림의 조영남 씨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대미술,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맥락(context)’을 강조했다. 쓰레기를 쌓아 올려 사람 형상의 그림자를 만드는 작업으로 플라톤의 동굴 우화를 재해석한 팀 노블&수 웹스터의 작품처럼 가상(그림자)만 보면 진실(쓰레기)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을, 또 어디까지 볼 것이냐가 중요해요. 시야를 확장하려면 우리도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합니다. 예술가가 어떻게 느꼈고 생활했는지를 살펴보면 깨달음이 있을 거에요. 아는 만큼 많이 보이고 또 연결해서 보이겠죠. 세상도 마찬가지고요. 미술을 장식이나 투자 수단이 아닌, 교양과 힐링, 깨달음의 관점으로 향유한다면, 여러분의 삶도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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