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작은 학교 살리기' 로 마을 활기

KBS 지역국 2022. 4. 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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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이번 순서는 우리 지역 이슈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지역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찾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로 마을 전체가 나서 폐교위기의 작은 학교를 살리고 인구감소 문제를 모색하고 있는 해남 북일면으로 찾아갑니다.

[리포트]

찾아가는 K, 오늘 첫 순서로 저는 해남의 한 초등학교에 와 있습니다.

이곳은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폐교 위기까지 몰렸었는데요,

최근에는 학생들이 북적이고 있다고 합니다.

저와 함께 만나보시죠.

지난 1922년에 개교한 역사 깊은 학굔데요,

올해 100주년을 앞두고 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를 겪었는데요,

현재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금 무슨 수업 중이었어요? (사회요!) 사회수업 중이었어요? 들어보니까 여기 전학 온 친구들이 많다고 하던데, 전학 온 친구 몇 명이에요? (5명) 원래 여기 학교 다니던 친구는 몇 명이에요? (7명)."]

전국에서 34명의 학생들이 새로 오면서 전교생은 55명으로, 학급도 5학급에서 6학급으로 늘었습니다.

[윤하연/6학년 : "(작년에 학생 수가 많이 없어서 학교가 폐교 될 뻔 했었다면서요.) 몇 년 다닌 학교인데, 폐교 된다고 하니까 슬펐어요."]

[강다현/6학년/용인에서 전학 : "(어떤 점이 제일 기대됐어요? 학교 올 때?) 사투리 쓰는 게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 쓰더라고요."]

[손유희/6학년/충주에서 전학 : "노는 시간이 많고, 체험 학습도 도시에 있던 것보다 더 많이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즐겁게 수업 중인 4학년은 9명 중 8명이 전학 온 친구들이라죠.

이처럼 학교가 활기를 띈 건 지난해 주민들과 학생, 해남군이 진행한 '작은 학교 살리기' 덕분인데요,

파격적인 지원 등 적극적인 학생 유치에 나선 결괍니다.

[김현영/북일초등학교 교감 : "그 동안에 폐교위기 까지 몰렸던 만큼 학교시설이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지원도 안 되고 해서 가라앉는 분위기였는데 교육적으로 많은 체험을 하거나 활동할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공간혁신을 하려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마을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여느 시골마을처럼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한 '북일면'.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해 10개 마을에 21가구, 94명이, 30가구가 모여 사는 방산마을에도 5가구가 이사를 왔습니다.

새롭게 해남주민이 된 최승희 씨를 만났는데요,

[최승희/2개월 차 해남 주민 : "(지금 뭐하고 계셨던 거예요?) 오늘 날씨가 좋아서 이불 좀 빨았어요."]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에서 초등학생, 중학생인 세 딸과 방산마을로 왔습니다.

["(제가 지금 집에 들어왔는데, 집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입구 쪽에 있는 방이 저희 사춘기 딸 둘, 첫째, 둘째 같이 쓰는 방인데요."]

기존에 살던 집 보다는 단촐해졌지만, 도시에선 느끼지 못한 특별한 선물이 찾아왔습니다.

[최승희/경기도 용인에서 세 딸과 이주 : "(햇빛이 진짜 잘 들어오네요.) 아침에 새 소리가 엄청 많이 들려요. (내려오고 나서 애들 반응이 어땠어요?) (학급에) 적은 인원이 있는 걸 처음 겪어보니까 재밌어 하더라고요. 신기하다고 그런 상황 자체가."]

오랜 기간 방치 된 빈 집은 전남 농어촌의 또 다른 문제.

주민자치회는 마을 빈 집을 고쳐 5년 동안 제공하고, 이주 가족들이 잘 정착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신평호/북일면 주민자치회장 : "군청에서 예산을 줬는데 한 가구에 1,350만 원 가지고 고치다 보니까 그래서 출향민들·학교의 동창생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그 돈으로 모자른 걸 메꾸고 또 이 지역에 계신 분들이 재능을 기부해줘서 수리를 했습니다."]

최승희 씨는 해남에서 오랫동안 정착할 방법을 고민 중인데요.

[유도희 : "아이들과 5년 정도는 같이 거주를 하셔야 되는데..."]

[최승희/경기도 용인에서 세 딸과 이주 : "새로 온 분들하고 기존에 계시던 분들하고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같이 이쪽에서 장기적으로 오래 정착할 수 있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

최승희 씨가 사비를 들여 꾸민 옛 부녀회관은 아이들 공부방이자, 어르신들과 만나는 사랑방이 됐습니다.

[이양숙/방산 마을 부녀회장 : "보통 제가 60이 넘어서 제가 막내고요. 이제 제 밑으로 예쁜 동생들이 와서 너무 즐겁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와서 동네에 아이들 소리가 나니까 너무 좋아요."]

[김수애/인천에서 두 딸과 이주 : "애들 데리고 갯벌 체험 너무 해 보고 싶은데..."]

현재 북일면으로 이사 오기 위해 50가구가 대기 중인데요,

해남군은 이 사업을 다른 읍, 면 마을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북일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렇게 작은 시골마을도 변하고 있습니다.

인구소멸이라는 숙제를 안은 전남의 현실 속에 새로운 해법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찾아가는 K' 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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