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에 오세훈도 "집값안정 중요"..'오원동주' 정책 공조 시사(종합)
녹지생태 중심 새 도심프로젝트 언급.."빌딩숲+나무숲"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추겠단 뜻을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정책의 핵심축인 국토부와 서울시가 신중론에 뜻을 같이하면서 향후 집값 추이에 따라 규제완화 속도 조절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정교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점에서 (중앙정부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신규주택 공급 꾸준히 이뤄져야…공공주택은 고급스럽게"
우선 오 시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신규주택의 꾸준한 공급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누구나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하면 한평이라도 더 넓은 아파트로, 편의시설을 장착한 신규 주택을 원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10년간은 신규주택 공급이 반토막나고 2015년도 이후에는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곳이 하나도 없는 등 주택시장 암흑기였다"며 "적극적인 공급을 펴는 것이 맞고, 지금 (서울시는) 공급 시그널을 시장에 주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산층 이상의 시민들을 위해 신규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해 주택공급선순환체계가 자유시장경제에서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겠다"며 "자산을 형성하기에 부족한 재원을 가진 서민들에게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지분적립형 주택 등 공급형태를 중앙정부와 최대한 협업해서 공급하겠다"고 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과 관련해서는 "(공공주택) 면적을 현재보다 1.5배 늘려 공공주택은 작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며 "작지만 알찬 주택, 고급스러운 주택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택공급도 중요하지만…최우선은 '가격 안정'"
오 시장은 주택공급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기조를 견지해나갈 것이며 그 기조를 새 정부도 이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한가운데에 서울시와 국토부의 협업이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원 후보와 전화통화로 부동산 안정이라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사업내용을 얘기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부동산 대책에서 정교하게 호흡을 맞추자고 공감대를 나눴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부터 원 후보자, 오늘 서울시장까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신중론으로 돌아선 모양새"라며 "이는 최근 상승세로 전환된 용산, 강남권 집값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오르는 추세다. 강남3구를 비롯해 용산구도 집값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새 정부가 재건축이나 부동산 세제 규제를 결국 낮출 것이란 관측이 상승 배경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지속적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하는 만큼, 추세적으론 국내 부동산시장의 거품도 가라앉을 수 있어 장기적으론 급락에 대비해 주택규제를 풀어나가는 게 맞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규제완화는 집값을 일시적으로 자극할 수 있어 점진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답인데, 새 정부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과 관련해 "다음 주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는 오 시장 취임 직후 Δ압구정아파트지구(24개 단지) Δ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단지(16개 단지) Δ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14개 단지) Δ성수전략정비구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시는 이달 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안건을 심의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장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이를 풀어주는 순간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도 코앞으로 다가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1년 더 연장되는 방안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 계기 구도심 탈바꿈…녹지생태 중심으로"
이날 오 시장은 또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녹지생태 중심의 새로운 도심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청와대가 약 한 달 뒤면 시민들에게 개방이 되는데 이 시점을 계기로 편의성과 쾌적성, 행복감을 느낄 서울 도심을 만들겠다"며 "서울 구도심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모습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백악산, 북악산, 인왕산 기슭에서 물이 흘러 청계천, 한강으로 이어졌다. 그런 모습도 구상해볼 수 있다"며 "율곡로 사업이 올 하반기 완성된다. 율곡로에서 퇴계로 등 구도심이 어떻게 바뀌는지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주거공간까지 함께해서 직주근접에 녹지생태도심 개념이 도입될 예정"이라며 "1~2㎞ 상공에서 내려보면 다 초록빛이 될 것이다.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형태의 녹지공간을 도심에서 구현해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만들어질 용산국제업무지구도 나무숲+빌딩숲 공존하는 녹지생태도심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며 "런던과 뉴욕 녹지면적이 15~25%다. 서울은 공원면적까지 합해서 7~8%다. 이런 비율이 최소 10%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도심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일정부분 땅을 기부채납받아, 그 땅을 녹지로 만드려는 계획"이라며 "방향은 맞지만, 전통적인 부분까지는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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