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매장 냉장고에 문 달면.. 식중독 막아주고, 에너지 줄인다

인지현 기자 2022. 4. 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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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오른쪽 두 번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을 방문해 문 달린 냉장고 설치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식약처와 ‘냉장고 문 달기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 롯데마트는 청량리점과 제타플렉스점 등 일부 지점의 개방형 냉장고를 문 달린 냉장고로 전환하고 이후 설치·운영 매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식약처 제공
김강립 식약처장,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강성현 롯데쇼핑 롯데마트사업부 대표 등이 지난 3월 31일 개방형 냉장고 문 설치 및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식약처 제공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식약처 ‘개방형 냉장고에 문달기’ 본격 시행

식품 주변 온도 1도 올라가면

식중독 발생건수 5.27% 증가

연 1780GWh 전력 절약 효과에

나무 11만 그루 흡수량 탄소저감

식약처, 마트·편의점 대상 캠페인

비용지원 등 참여확대 방안 모색

벌써 한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편의점 등의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나 음식을 찾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매장에서 개방형 냉장고를 많이 사용하는 탓에 냉기가 외부로 유출돼 냉장 식품 온도가 유지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식품 주변 온도가 1도 상승할 경우 식중독 발생 건수는 5.27%, 환자 수는 6.18% 증가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 여름철을 맞아 식품판매 매장에서 냉장식품을 진열·판매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개방형 냉장고에 문 설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냉장고 문(門) 달기’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냉장고 문 달기 사업,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 냉장고 문 달기 사업은 간단한 방법으로 ‘식품 안전·에너지 절감·탄소 중립’ 세 가지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고효율 사업이다. 문이 없는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내부의 실측 온도를 낮추고 외부와의 온도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냉장식품을 10도 이하의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돼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도 향상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품 주변 온도가 10도 이상일 경우 살모넬라균, 클로스트리디움균, 리스테리아균 등이 급속하게 증식돼 여름철 식중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문 달기로 인한 냉장온도 유지는 필수적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냉장·냉동고 제조전문 기업인 아르네코리아는 자체 부설연구소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달게 되면 최대 63%(여름철 기준)의 소비전력량이 감축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력 절약 효과를 식품안전정보원이 지난해 분석한 결과, 전국의 모든 냉장고에 문을 달게 되면 연간 1780GWh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배출도 줄어들어 연간 약 81만t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나무 11만 그루(소나무 1그루당 7.3㎏CO2/년), 한라산 산림면적 10배 정도에서 흡수하는 CO2 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시중 매장에서 문 달린 냉장고 사용 현황은 아직 저조 = 냉장고에 문을 다는 것만으로도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실제 식품매장 10곳 중 6곳에서 문 없는 개방형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식약처 조사 결과 나타났다. 식품안전연구원이 지난해 156개 업체의 식품판매 매장 총 10만9534개소를 대상으로 표본 현장조사를 한 결과, 전체 중 문이 달린 냉장고는 약 40%(36만1462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마트, 편의점, 동네슈퍼 등 유통채널별로 문 달린 냉장고를 사용하는 비율에 차이를 보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문 있는 냉장고를 사용하는 비율이 각각 4%에 그쳤다. 편의점과 동네 슈퍼는 이보다 높은 50% 안팎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식약처는 다가오는 여름철 냉장고 사용 수요가 폭증할 것을 대비하기 위해 냉장고 문 달기 사업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닻을 올린 상태다.

◇걸음마 뗀 문 달기 사업,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시작 = 냉장고 문 달기 시범사업은 현재 초기 단계로, 올해 초부터 관련 업체들에 참여 신청을 받아 먼저 이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롯데마트와 BGF리테일(편의점 CU)이 참여 의사를 밝혀 식약처는 이들 업체와 지난 3월 31일 냉장고 문 달기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요 협약 내용은 △식품판매 매장에 도어형 냉장고 설치 △개방형 냉장고의 문 설치·운영과 관련한 기술지원과 정보공유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협력 등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롯데마트 청량리점과 제타플렉스점, CU 역삼세명점 등 일부 지점의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 냉장고로 전환해 시범운영하고, 이후 설치·운영 매장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업 참여 매장 단계적 확대 계획… 자발적 참여 중요 = 냉장고 문 달기의 경우에는 참여 업체 측에서도 일부 비용이 발생하므로 강제적 참여보다 자발적 참여를 우선시한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이후 참여 확대를 위해 중소규모 업소에는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형마트(300㎡ 이상)와 편의점 등은 신규매장과 노후냉장고 교체 시 도어형 냉장고를 우선 도입하도록 유도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동네슈퍼 등 중소형(300㎡ 미만) 매장은 냉장고 문 설치 지원사업을 신규로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희망매장 대상 비용 지원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4∼6월에는 업소용 냉장고 생산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식품안전주간(5월 7∼21일)에 소비자단체와 함께 냉장고 문 달기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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