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또박또박..잘 고른 오피스텔, 아파트 안 부럽네 [WEALTH]

박준형 2022. 4. 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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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분양 예정 수도권 오피스텔 '옥석 고르기'
인수위 추진하는 양도세 개정안
주거용 오피스텔 주택수서 제외
세금 중과 벗어날 길 열릴 수도
청약통장 필요 없고 100% 추첨
100실 미만 분양권 전매도 가능
2분기 서울에 2237실 분양 예정
인기지역들은 '아파트급' 경쟁률
강남·여의도 등 역세권 가치 높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쉽지 않아
꾸준한 임대수익 목적 투자 적합
입지 분석해 공실률 관리가 관건
서울 상계동에 사는 40대 후반 남성 A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듣고 보유 중인 아파트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매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매도하면 세금은 줄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월세 수입 또한 없어지는 것이라 고민하고 있다. 그러던 중 A씨는 인수위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납부 시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보유 숫자에서 제외해 세금 중과를 피하게 해주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A씨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실시되면 아파트 한 채를 매도하고 그 돈으로 서울 역세권 오피스텔을 매입해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얻을 계획으로 최근 오피스텔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 최근 가격 상승률 아파트 상회

오피스텔은 일반적으로 주거용 상품으로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상품으로 통한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소규모 단지이며 부족한 커뮤니티시설 등으로 아파트를 완전히 대신한다기보다 차선책으로 꼽히는 투자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가격 상승률에서도 아파트가 오피스텔을 압도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격(호가 기준)은 지난해 1월 3796만원에서 올해 3월에는 4309만원으로 13.5%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1226만원에서 1263만원으로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피스텔이 매매 가격 자체도 낮을뿐더러 상승률 역시 아파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상승하면 아파트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다음으로 오피스텔 가격이 따라간다는 게 정설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인수위 측에서 그동안 양도세 부과 시 주택 수에 포함돼 세금 중과를 맞았던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오피스텔이 투자자들에게 새롭게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아파트에 비해 싼 가격으로 매입해 '세금 폭탄'을 피하면서 임대수익을 올리기 좋은 상품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 따르면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2년 이상 거주·보유 가정)에 거주하는 사람이 경기 성남 분당에 있는 백궁동양파라곤 오피스텔 전용 56㎡를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지금 매각한다면 2주택자로 간주돼 양도세가 3억6855만5000원이 나온다. 하지만 인수위 추진안처럼 분당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서 제외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 아파트 매도 시 양도세는 5385만8200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일반투자자들이 새 아파트를 얻으려면 청약통장과 높은 청약 가점을 가지고 청약 신청에 나서야 하는 것과 달리 오피스텔 분양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것이 큰 매력이다.

통상 전국 어느 지역 주민(만 19세 이상)이나 청약이 가능하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으며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청약 시 주택 소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오피스텔은 바닥 난방이 가능한 면적이 넓어졌고 주거 구조도 아파트와 비슷하게 공급되고 있어 소형 아파트를 대신할 상품으로 젊은 수요층 발길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진입장벽 낮지만 경쟁률 높아

오피스텔은 소규모 단지 형태가 많아 아파트와 달리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서울 도심지역 공급도 상당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분기 서울지역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은 2237실로 전국 1만1729실의 19%에 이른다. 부동산 분양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에만 서울 송파·영등포·광진·동대문 등에서 오피스텔 분양이 이어진다.

오는 11~12일 송파구 방이동에서 '잠실 에떼르넬 비욘드'가 51실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28~40㎡에 분양가는 5억1521만~9억2718만원이다. 8호선과 방이동 먹자골목이 인근에 있다.

오피스텔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마구잡이로 신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약신청금을 따로 받는 곳이 많다. 잠실 에떼르넬 비욘드 역시 청약신청금 300만원이 필요하다.중구 을지로4가 소재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 역시 이달 분양할 예정이며 336실로 4월 서울 오피스텔 분양 규모 중 가장 크다.

경기도에서는 오는 15일 '여주 그랑시티 리버뷰'가 청약 신청을 진행한다. 전용 84㎡A와 84㎡B 타입이 84실씩 총 168실(지하 2층~지상 22층·총 2개동) 공급된다. 청약신청금은 100만원이다. 여주시가 비규제지역이어서 전매제한은 없다. 이 오피스텔은 잔금 완납 전에 분양계약에 의한 권리를 양도할 수 있다.

최근 인기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텔 분양 경쟁률은 일반아파트 못지않게 높은 편이다. 좋은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이라 비교적 쉽게 분양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에 있는 '용산 투웨니퍼스트99'는 지난달 28일 22실을 공급하는 분양에서 평균 경쟁률 222.8대1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역세권이면서 업무·상업지구와 인접한 곳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보다 싼 가격에 청약 진입장벽 또한 낮기는 하지만 오피스텔의 단점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단 오피스텔은 대부분 발코니 등 서비스 면적이 없고 공고된 전용면적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서 전용 84㎡라면 33평(약 109㎡)형 정도를 의미하지만 오피스텔에서 전용 84㎡는 아파트 25~26평(82~85㎡)형 정도라고 보면 된다.

◆ 강남·여의도·마포 등 역세권 가치 높아

오피스텔 구입 목적은 커뮤니티시설이 부족하고 전용면적 등이 좁기 때문에 1~2인 가구나 직장인을 겨냥해 임대수익을 얻고자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법인이 사무실로 오피스텔을 사용하면 오랜 기간 임차해 월세도 밀릴 확률이 작다"고 설명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투자 전에 주변 오피스텔 공급 물량과 공실률, 임대수익률 등을 조사해 향후 투자한 오피스텔에서 공실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철 팀장 역시 "오피스텔은 시세차익보다 월세 수익을 기본으로 하는 투자 상품인 만큼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입지 요건을 체크하며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기 어렵고 입지가 좋아도 지속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해 투자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서울 강남·여의도·마포지역 역세권과 경기 판교·동탄역 인근 오피스텔 등 직장인 출퇴근이 많은 지역을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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