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쪽 가닥..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아직'

이정아 기자 2022. 4. 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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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
정부가 국내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만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든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유발한다는 평가다. 야외 마스크 해제 여부는 방역 상황을 보며 가장 나중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핵심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든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유발한다는 판단에서다. 방역패스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해제될 경우 사실상 코로나19에 대한 제도적 방역이 모두 풀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거리두기의 효과성 자체가 떨어지고 있고,  현상태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할 만한 또는 관리 가능한 수준의 위험도로 평가되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피해를 계속 야기하는 거리두기 체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에 관한 검토가 이뤄지는 건 2020년 3월 22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세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총리)이 15일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발표한 이후 2년 만이다.  

손 반장은 "물론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거리두기를 다시 복원시키거나 강화할 필요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다만 현재로써는 어떤 변이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알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이런 변이들을 나타날 것을 예상하고 사회·경제적 피해가 광범위한 거리두기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효율성 자체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굉장히 위험한 변이가 나타난다면 그때 그 상황을 평가하면서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는 현재의 방역 상황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면서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모두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며, 감소세가 지속되면 거리두기를 좀 더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이날 기준 112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31일(1315명) 이후 계속 감소세다.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371명이 발생했으나 주간 평균으로는 311명으로 지난달 25일(359명) 정점을 지난 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손 반장은 "사망자 수는 요일별 또는 일자별 편차가 있어 일일 추이보다는 지난 7일간 주간 평균 사망자 수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며 "현재 주간 평균 사망자 수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크게 급증하는 현상 없이 이렇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처럼 위중증환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들이 지속된다면 아마 거리두기도 좀 더 완화하는 쪽으로의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진다고 해서 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풍토화)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엔데믹 선언을 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아직 미지수이고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있다. 손 반장은 "엔데믹은 학문적인 용어로서 개념정의가 상당히 넓다"며 "어떤 상태를 엔데믹으로 볼지는 학자들마다 혹은 그 정의들마다 상당히 넓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거리두기 해제를 반드시 엔데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엔데믹을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대조로서 많이 쓰이는 경향이 있다"며 "특별한 방역관리체계를 두지 않고 한국에서 지금 일상적으로 계절적 요인이나 혹은 특이한 사항에 따라서 나타나는 다른 감염병들과 동일하게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이 정도까지 완전히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전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도 있고 의료대응체계와 감염관리체계를 바꾸기엔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현재 오미크론 변이 이후 코로나19 위험성이 상당히 낮아져 조금 더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무게 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거기에 따라서 사회·경제적인 대응이나 혹은 의료대응에 있어서의 특수체계를 하나씩 일반체계 쪽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리두기 기간 동안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되면 이르면 이달 18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외 방역조치가 모두 사라지는 게 아니냐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야외 마스크 해제 여부는 방역 상황을 보며 가장 나중에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현재의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있으면 사회·경제적 피해와 특히 생업시설 피해가 큰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는 데 우선순위를 가지고 논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마스크 해제 여부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 방역 상황 등을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실외 마스크는 2m 거리두기가 어려운 환경에서만 의무화됐다"며 "현장에서 이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추후 방역 상황을 보며 이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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