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스테이지 키보드 CP73 사용해보니 [백문이 불여IT견]
페달 감성, 그랜드 피아노 흡사
피아노 취미 직장인 안성맞춤
스피커 내장 안 된 건 다소 아쉬워
무대에 오르는 음악인들이 치는 키보드에 으레 해당 문구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죠. 이들은 모두 음향기기를 제조하는 야마하에서 만드는 키보드의 이름입니다.
취미로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이라면 저런 키보드를 볼 때마다 솔깃한 마음이 들고는 합니다. 집안에 진짜 피아노를 들여놓기에는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밤에 치기도 어려울 테니 말이죠.
하지만 상기한 키보드들은 대부분 2000년대 초중반에 출시된 것들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새 제품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이들의 후속작인 몽타주(Montage)를 사자니 500만 원이 넘는 가격과 지나치게 많은 기능이 부담되기도 합니다. 이때 대안으로 삼을 만한 제품이 스테이지 피아노인 CP 시리즈입니다.
CP 시리즈는 건반 개수에 따라 CP73, CP88로 나뉩니다. 제가 사용해본 CP73의 건반 수가 일반적인 피아노의 건반 수(88건반)보다 15개가 적다는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이른바 '가온 다'를 C3라 했을 때, CP73의 건반 범위는 E0~E6까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건반의 개수가 마냥 모자란 것만은 아닙니다. 극히 일부의 곡을 제외하고는 CP73이 지원하는 음역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이루마의 'Kiss the Rain'이나 쇼팽의 녹턴 9-2번 같은 유명한 곡을 연주해보니 건반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건반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내장된 옥타브 기능을 통해 -2~+2 범위 내에서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건반을 누르는 느낌은 가정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와 흡사하거나 그보다 약간 가벼운 느낌입니다. 물론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취미용 디지털 피아노 건반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설명서에는 건반에 무광 처리가 되어 있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근처의 사물이 약간 비춰 보이는 정도의 유광으로 되어 있습니다.
애플 USB3 어댑터를 통해 CP73과 아이패드를 연결하고 개러지밴드를 실행시키니, 키보드로 연주한 음을 아이패드로 녹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키보드에 내장된 음원을 사용하는 대신 개러지밴드에서 제공하는 가상 악기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설정에 들어가 Mode SW를 ON으로 바꿔 마스터 건반 모드를 이용하면 됩니다.
키보드와 함께 따라온 페달 FC3A도 훌륭합니다. 무게가 육중하고 바닥면에 특수한 처리가 되어 있어 웬만해서는 잘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페달의 생김새나 누르는 느낌이 일반적인 그랜드피아노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키보드 자체에 스피커가 내장되지 않았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대개 이 정도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별도의 전문적인 스피커를 연결하기 때문이겠지만, 적어도 어떤 소리가 나는지 대강 확인하는 용도로라도 스피커를 내장시킬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P73의 가격은 200만 원 내외입니다. 이 제품의 원래 용도는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이지만, 저와 같이 피아노가 취미인 직장인에게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업라이트 피아노는 퇴근 후 밤에 치기에 부담스럽고, 시중에 팔리는 100만 원 이하의 취미용 건반은 만족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500만 원이 훌쩍 넘는 전문가용 신시사이저는 너무 과한 사람들에게 소구할 법합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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