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두부 원조 넘어 글로벌 '식물성 지향 식품' 기업으로 [K브랜드 리포트]
1981년 국내 최초 유기농 직판장서 시작
유기농 인식 부족으로 몇 개월 만에 실패
자구책으로 무공해 두부·콩나물 선보여
국산콩만 사용 등 기존 두부의 단점 보완
최고급 백화점 납품.. 입소문에 완판 행진
경제·사회·환경적 가치 창출 정관에 명시
'식물성 지향 식품' 대체육·대체우유 포함
두부면 국내 출시 1년 만에 500만개 돌파
美·中·日 법인 '식물성 식품' 브랜드 론칭
"지속 가능 식품으로 확장, 더 큰 가치 창출"
◆유기농·두부 시장 개척
풀무원은 1981년 한국 최초의 유기농 가게인 서울 압구정동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에서 시작했다.
농약을 쓰지 않고 키운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때라 수요는 많지 않았다. 작고 못생긴 유기농 농산물은 제값을 받기 어려웠고 상하기 전에 반값이라도 건지려 떨이로 판매하기 일쑤였다.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본금이 바닥나고 빚까지 안게 되면서 자구책으로 두부와 콩나물도 무공해로 길러 직판장에서 팔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유기농 가게이자 풀무원의 모태가 이렇게 탄생했다.
당시 두부는 100∼200원이면 사 먹을 수 있는 서민 식품이었지만, 유독성 방부제가 들어간 저품질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대개 수입콩을 원료로 써서 저장과 운반을 위해 유독성 방부제가 많이 들어갔고, 콩과 콩기름을 짜고 남은 비지(대두박)를 섞어 품질이 낮았다. 두부 응고제로 석회의 일종인 공업용 황산칼슘을 섞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검은 비닐봉지나 신문지에 둘둘 말아 파는 비위생적인 유통 과정도 문제였다.
풀무원 두부는 일반 제품보다 5배가량 비싼 탓에 초기에는 압구정동에서 주로 직거래를 했다. 롯데·신세계·갤러리아(당시 한양쇼핑) 등 당시 서울의 최고급 백화점에만 납품됐다. 유기농 고품질 두부로 입소문이 나면서 연일 완판행진을 이어 가자 다른 지역 백화점에서도 납품 요청이 쇄도했다.
1983년 1호 사원으로 입사해 당시 직접 영업활동을 했던 이효율 현 풀무원 대표는 “창업 초기 사람이 적었던 시절이라 영업뿐 아니라 마케팅, 배송, 납품까지 모두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할 정도였다”며 “두부와 콩나물을 한양슈퍼마켓, 현대백화점 등 서울에 이어 경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4대 권역까지 확산시키려 노력했었다”고 회상했다.
더 좋은 두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맷돌을 이용하듯 콩을 갈고 전통 가마솥에서 끓이듯 콩즙을 가열하는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연구개발을 꾸준히 한 결과, 냉각기술과 열 숙성을 통한 미생물 제어기술로 유통기한을 최대 12일까지 늘렸다. 2005년엔 소포제와 유화제를 쓰지 않고, 염화마그네슘 대신 우유에서 추출한 밀키마그네슘을 응고제로 사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소포제·유화제를 뺀 데 이어 천일염에서 추출한 천연 간수를 사용해 ‘합성첨가물 제로(0)’ 두부를 내놨다.
풀무원은 시장 1위에 만족하지 않고 2005년 생산이력제 도입, 2006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 완전표시제 시행, 2007년 생식품(냉장식품) 업계 최초 유통기한·제조일자 병행 표기 등 소비자에게 ‘바른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풀무원은 건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로하스’(LOHAS)를 내세워 제품의 친환경성도 강화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 포장 원칙’을 수립하고 2013년 두부 전 제품을 친환경 포장재로 전면 교체했다. 2015년 식품업계 최초로 유기농 두부 2종에 탄소중립제품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2019년 전사적으로 친환경 포장 제품 확대를 선언했다.
◆미·중·일 법인 설립해 해외시장 공략
풀무원은 2019년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을 풀무원의 사회적 책임으로 기업 정관에 명시했고, 지난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했다.
풀무원 일본 법인 아사히코는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토푸 프로틴’을 론칭하고 2020년 11월 ‘두부바’를 내놨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독점 판매 중인 두부바는 출시 약 1년 만에 누적 1000만개 판매를 달성했다. 일본 유력 월간지 니케이트렌드가 발표한 2021년 편의점 최고의 히트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물성 지향 식품을 넘어 지속가능 식품으로 더욱 범위를 확장해 더 큰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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