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도 힘든데, 마스크·검사키트 비용까지..서민들 "허리 휜다"

심영석 기자 2022. 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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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에 자가키트 사용 일상화, 상비약 구매도 '셀프'
한 달 최소 20만~30만원 소요.."정말 무책임한 정부" 분노
사상 유례없는 고물가 행진 속에 자가검사키트 구매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지출이 늘며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전지역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의 모습. © News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 대전 서구 거주 직장인 A씨(48·여)는 최근 가계부를 정리하다 깜짝 놀랐다. L당 2000원이 넘는 ‘미친 휘발윳값’도 문제지만 마스크·신속항원검사키트·상비약 구매 등 코로나19 방역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방역당국의 무책임한 행태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사상 유례없는 고물가 행진 속에 자가검사키트 구매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지출이 늘며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일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등 대유행이 여전해 개인방역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월10일 자가격리앱 설치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Δ3월1일 방역패스 해제 Δ3월2일 밀접접촉자 격리기준 완화 등 정부는 코로나 방역체계를 단계적으로 ‘셀프방역’으로 전환했다.

즉, 위중증 환자 등 집중관리 대상자를 빼고는 감염 차단을 위한 방역과 감염 후 치료를 원칙적으로 각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셀프방역 체계’ 초기 일부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자 정부는 이달 말까지 ‘1인당 5개 구매 제한’과 1개당 6000원을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정부는 최근 자가검사키트 공급이 안정되자 지난 27일부터 ‘1인당 5개’ 구매 제한을 풀었지만 가격은 6000원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대유행 상황에서 각 가정에서 자가검사키트 사용빈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전 대덕구 비래동 거주 시민 B씨(47)는 “전파력이 워낙 높아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바로 꺼내 드는 것이 자가검사키트다. 동네 의원에서 하는 전문가 신속항원검사는 주말·휴일 등 시간적 제약도 따른다”며 “10개만 구매해도 6만원이 든다. 빠듯한 생활비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출”이라고 털어놨다.

30대 직장인 C씨(대전 동구)는 “회사에서 강요나 권고하지는 않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매주 자체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로또를 사는 건 행운을 기대라도 할수 있다.(키트구입은)많이 아까운 비용"이라고 말했다.

일부 위증증 환자를 제외한 확진자 대부분이 재택치료를 받는 현실 속에 종합감기약, 진통제 등 상비약 구매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일부 위증증 환자를 제외한 확진자 대부분이 재택치료를 받는 현실 속에 종합감기약, 진통제 등 상비약 구매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News1

이달 초 아내가 확진판정을 받아 2~3일 동안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지켜봤다는 시민 D씨(53)는 “말이 ‘재택치료’지 종합감기약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밖에 없다. 만일에 대비해 종합감기약 10박스를 사다 놨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지만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2년 넘게 쓰고 있는 것은 물론 언제 벗을지 기약도 없는 마스크 구매비용도 가계지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KF94 마스크는 100매 기준 3만5000원선으로 장당 350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초기 공급부족 및 사재기 등으로 장당 3000원 이상을 호가하던 때에 비해 매우 저렴해졌지만 길어지는 코로나19상황에 이마저도 부담이 된다.

실제, 4인 가족이 KF94 마스크 100매짜리 1세트를 구입해도 불과 25일(1인 1일 1매 사용 기준)이면 소진된다.

즉, 100매짜리 최소 2세트 약 7만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동안 맘 편히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밖에 코로나19 이후 손소독제, 항균 물비누 등도 어느덧 각 가정의 필수 방역용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지출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에 최소 20만~30만원은 가족들의 방역비용으로 소요된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특히,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격리자 생활지원금을 대폭 축소한 것에 대해서도 적잖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성구 봉명동 거주 시민 E씨(56)는 “총선과 보궐 등 선거를 앞두고는 온갖 이름을 붙여 지원금을 펑펑 주더니 이제는 각자 알아서 하란다”며 “코로나19 상황을 국민들이 원한 것도 만든 것도 아니다. 국가 존재 이유가 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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