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강원도교육연수원' 글자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최승룡 2022. 3. 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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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연수원 여덟 글자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심오하다.

강원도(江原道)란 말이 강릉과 원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는데,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강의 근원, 강이 시작하는 곳'이란 뜻이 담겨 있다.

그러니 물줄기가 동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흐르기에 한반도 지형상 강원도는 강의 근원, 강이 시작하는 곳이다.

강원도교육연수원 여덟 글자를 들여다 보면서 강원도교육연수원의 방향과 숙제를 강(江)과 연(硏) 두 글자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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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룡 강원도교육연수원장

강원도교육연수원 여덟 글자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심오하다.

강원도(江原道)란 말이 강릉과 원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는데,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강의 근원, 강이 시작하는 곳’이란 뜻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동쪽에는 백두산에서 시작해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뻗어 내린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이 자리 잡고 있기에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다. 그러니 물줄기가 동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흐르기에 한반도 지형상 강원도는 강의 근원, 강이 시작하는 곳이다.

강이란 한자 또한 오묘하다. 강을 뜻하는 한자로 ‘강(江)’과 ‘하(河)’가 있는데 의미는 조금 다르다. 강과 하의 부수인 삼수변을 빼고 읽으면 강은 ‘공(工)’, 하는 ‘가(可)’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이 하보다 좀 더 큰 물줄기라고 보지만 중국은 물이 흐르는 소리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공(工)은 ‘꽁’, 가(可)는 ‘크어’로 읽는다. 강(江)은 ‘꽁’ 소리를 내며 흐르고, 하(河)는 ‘크어’ 소리를 내며 흐른다고 한다.

물줄기가 좁은 협곡을 지날 때는 ‘꽁’소리가 나고, 높은 고원에서 세찬 흐름으로 내려올 때는 ‘크어’ 소리가 난단다. 그렇기에 협곡이 많은 장강(長江)은 ‘꽁’ 소리를 내며 흐르고, 황하(黃河)는 높은 고원에서 누런 황토를 가득 담고 ‘크어’ 소리를 내며 거세게 흐른단다.

연수원의 ‘연(硏)’이란 글자도 신비롭다. 돌 석(石)에 방패 간(干) 두개가 합쳐진 평평할 견(开)으로 이뤄진 글자이다. ‘갈 연’으로 돌을 평평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우리가 연수를 받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워 익히는 것도 있지만 더 큰 의미는 나를 다듬는 데 있다.

돌의 거칠거칠한 부분을 사포질로 매끄럽게 하듯 나의 까칠까칠한 부분을 다듬는 시간이 연수이다.

연수에서 만나는 강사들의 좋은 말씀을 사포 삼아서 나의 모난 점을 부드럽게 다듬는 연마의 시간이다. 학생들에게 좀 더 친절하고, 동료에게는 다정하고, 조금씩 사이가 멀어지는 학부모들에게도 더 많이 웃으면서 대해야 함을 다지는 시간이다.

사람은 관성에 익숙하다. 친절할수록 점점 더 친절해지고, 불친절할수록 점점 더 불친절해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친절한 분이 있고, 오히려 더 불친절해지는 분이 있다. 더 지혜로워지는 사람이 있고, 아집에 더 사로잡히는 사람이 있다.

혹여 내가 불친절하고 아집에 젖어가는 것은 아닐까 싶을 때 연(硏)이란 글자를 떠올리면서 친절하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다잡아 가는 것, 옛사람들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원교육을 생각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이라는 강의 근원, 강의 시작이 되도록 애써왔는지도 되돌아본다. 고교평준화, 무상교육, 학교민주화, 수업평가혁신, 민주시민교육 등 강원교육의 작은 물줄기가 대한민국 교육이란 강줄기를 만들어 왔음을 되돌아본다.

‘꽁’소리를 내는 장강협곡을 지나면 아름다운 자연과 유구한 역사의 흔적이 기다리고 있듯, 교육현장도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꽁’소리를 거치면 아름답고 도도한 집단지성과 교육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쌓일 것이다. 강원도교육연수원 여덟 글자를 들여다 보면서 강원도교육연수원의 방향과 숙제를 강(江)과 연(硏) 두 글자에서 찾는다. 또한 희망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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