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구도 전망' 인천교육감 선거..'전교조 교육감 체제' 평가 성격 강해
전교조 출신만 진보 진영 후보?..보수 진영 후보군은 광범위
역대 선거 결과 진보 진영 2승 1패..지지율은 30~40%대
보수 진영 '비 전교조 출신 인사-외부 교육계 인사' 단일화 진통 '여전'
'무상 시리즈' 등 공약 '실종'..'기초학력 부족 문제' 수면 위
도성훈·서정호·이대형·최계운·박승란·허훈 등 출마 예상
6·1 지방선거가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 인천교육감 선거도 점차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는 8년간 유지된 '전교조 출신 교육감 체제'에 대한 평가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선출직 무덤' 인천교육감…첫 재선 도전 선거
그동안 인천교육감은 '선출직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역대 교육감들이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2010년 직선제 첫 교육감으로 당선된 나근형(83) 전 교육감은 임기 동안 역대 최다 인원의 식중독 사고, 여교사 성추행 의혹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1년 2월~2013년 2월 시교육청 직원 등으로부터 해외 출장비, 승진 청탁 등의 명목으로 14차례에 걸쳐 1626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고 측근들의 인사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5년 8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 벌금 2천만원, 추징금 1600여만원 집행을 확정받았다.
이어 2014년 당선된 첫 인천 전교조 출신 교육감인 2대 이청연(68) 전 교육감은 선거 때 진 빚을 갚기 위해 건설업체로부터 3억원대 뇌물을 받고, 선거 기간을 앞두고 선거홍보물 제작업체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2천만원을 챙긴 사실이 들통나 임기 내 법정 구속됐다. 2017년 대법원은 이 전 교육감에게 징역 6년, 벌금 3억원, 추징금 4억2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8년 이 전 교육감에 이어 전교조 출신 인사로 두 번째 당선된 도성훈 현 교육감은 이같은 문제는 피했다. 다만 2020년 측근 비리가 드러나면서 구설에 올랐다. 인천시교육청이 실시한 내부형 초등학교 교장 공모제에서 면접시험 문제와 예시 답안이 사전에 유출됐고, 이 과정에서 도 교육감의 전교조 출신 전 보좌관과 대변인 등이 연루돼 일부가 법적 처벌을 받았다.
도 교육감은 해당 사실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사건의 여파로 인천교육청은 아직 대변인 등 주요 보좌진들을 꾸리지 못했다.
전교조 출신만 진보 진영 후보?…보수 진영 후보군은 광범위
이 때문에 인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후보군은 인근 서울과 경기도와 비교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학교수 출신이고,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교된다.
반면 보수 진영 후보 분류는 너무 광범위하다. 교육청 내 비 전교조 인사, 대학교수 등 외부 교육계 인사, 인천시의원 등 정치인들을 망라해 후보 본인이 '보수 진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른바 '보수 단일화'를 강요받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진보 진영 후보'라는 단어를 전교조 출신 인사가 독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조합 출신 인사가 '진보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역대 선거 결과 진보 진영 2승 1패…지지율은 30~40%대
이 때문에 가장 최근 선거인 7대 지방선거를 제외한 5~6대 지방선거 모두 당선인과 차점자 간 득표율 차가 5% 이내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특히 초대 직선제 교육감 선거였던 5대 지방선거에서는 나근형 전 교육감과 이청연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0.3%(3551표)에 불과한 초박빙 승부였다.
매번 다자구도로 선거가 이뤄졌기 때문에 당선인의 득표율은 낮은 편이었다. 초대 나근형 전 교육감은 25.4%, 2대 이청연 전 교육감은 31.9%, 3대 도성훈 교육감은 43.8%의 득표율로 당선증을 받았다. 점차 득표율이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선거를 거듭할수록 후보자가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모두 투표율이 50%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역대 교육감들의 전체 선거인 수 대비 득표율은 10~20% 수준에 불과했다.
보수진영 '비 전교조 출신 인사-외부 교육계 인사' 단일화 진통 '여전'
비 전교조 출신 교육청 내부 인사와 대학 등 외부 교육계 인사가 합심해 단일 후보를 내기에는 단일화 방식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십년 간 교육청 내에서 활동한 인사들에게는 '선거인단+여론조사'가 유리하지만, 교육청 내 교류가 없었던 외부 교육계 인사들은 '100% 여론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 역시 '보수 단일화 추진 기구'가 2개로 쪼개지면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비 전교조 출신 내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만든 '올바른 교육 사랑 실천 운동본부'와 외부 교육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인천 미래 교육연대' 사이의 갈등은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두 단일화 추진 기구가 인지도나 예상 득표율을 넘어 '정책 연대'를 제안할 수 있느냐가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무상 시리즈' 등 공약 '실종'…'기초 학력 부족 문제' 수면 위
재선 의사를 밝힌 도 교육감의 경우 기존 공약이었던 동아시아 시민교육 확대와 혁신학교 확대 등을 기존 공약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도전자 입장의 후보들은 그동안 인천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된 '기초 학력 부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인천은 교육감 직선제 이후 줄곧 기초 학력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나근형 전 교육감 시절인 2011~2013년에는 17개 시·도 가운데 3년 연속 전국 수능성적 꼴찌를 기록했다. 이후 전교조 출신인 이청연·도성훈 교육감 재임 시절 다소 성적이 올랐지만, 인천국제고, 미추홀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등에 기댄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인천은 여전히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다. 인천 지역 전체 학생의 수능성적은 여전히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도성훈·서정호·이대형·최계운·박승란·허훈 등 출마 예상
여기에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도성훈 현 인천교육감까지 모두 6명이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별 특징으로 보면 전교조 출신 인사 1명, 비 전교조 출신 인사 3명, 외부 교육계 인사 1명, 정치인 1명이다. 이들 가운데 비 전교조 출신 인사와 외부 교육계 인사 간 '후보 단일화'가 추진 중이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3자 대결 구도가 예상되지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대 6자 구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건 정치인 출신인 서정호 예비후보가 '중도'를 표방한 점이다. 역대 인천교육감 선거에서 '중도'를 내세운 후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선거에서 정치인 역시 '보수 단일화' 참여가 강제됐던 점에 비춰 거리두기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서 예비후보는 '정치이념을 벗어난 기본에 충실한 젊은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보수를 표방한 후보들 가운데 이대형 예비후보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 심판과 교체'를, 최계운 예비후보는 '학력 수준 하향 평준화 개선과 지역 간 교육격차 개선 등 개혁'을 강조했다. 허 예비후보는 '미래교육센터 설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박 예비후보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의 부정·부패로 망가진 인천교육 바로 세우기'를 출마 이유로 밝혔다.
현재까지 도 교육감과 서 예비후보의 독자 출마가 확실시된 가운데 보수 지역 후보 4명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추가 출마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보수 진영 후보들의 최종 단일화 결과는 정식 후보 등록 기간 전인 4월 중순 이후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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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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