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올해 보유세, 文 정부 이전으로 돌린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2022.3.23/뉴스1

문재인 정부가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세부담 완화 방안을 내놨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서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보유세 환원 방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당선인 공약대로 2020년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보유세는 정부가 내놓은 지난해 수준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인 95%로 적용시, 세부담이 더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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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수준 세부담 동결은 文 정부 생각"..인수위 별도로 올해 보유세 경감 대책 검토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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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전일(23일) 정부가 발표한 세부담 경감 방안과 별도로 올해 재산세,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어제 발표한 정부 대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내놓은 보유세 정책으로 보면 된다"며 "대통령 공약은 원칙적으로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 세금부담 환원'인 만큼 이 원칙에 따라서 올해 보유세 경감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평균 17% 올리지만 올해 보유세를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산정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렇게 되면 올해 재산세 납부액이 정확히 지난해와 똑같아진다.

정부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전체 주택의 93.1%)의 올해 재산세 부담은 심지어 2년 전인 2020년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재산세 특례세율(3년한시)이 첫 적용돼 세율을 절반씩 깎아줬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2021년 공시가격이 19% 올랐음에도 재산세는 2021년이 2020년보다 더 낮았다. 윤석열 당선인이 '2020년 수준 세부담'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2021년 재산세가 2020년보다 더 낮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실질적으론 2020년 공시가격으로 환원하는 게 1주택자의 세부담을 가장 낮추는 방법이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면 2020년이 가장 낮고 2021년, 2022년 수준으로 올라간다. 다만 2020년과 달리 2021년에 재산세 특례세율이 적용되면서 2020년과 2021년에 재산세가 역전된 것이다. 재산세 특례세율은 올해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공시가격을 1년전이 아닌 2년전으로 돌리면 재산세는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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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 공약대로 '2020년 공시가격 적용' '공정시장가액비율 95%' 적용시 정부안 보다 보유세 부담 더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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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도 후보시절 유세장에서 "2020년으로 공시가격을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공약집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공시가격을 2020년으로 환원'하겠다고 해 혼선이 빚어졌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거래 가능한 시장가격을 감안해 정하는 것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로 조정하는 것은 공시가격이 아니라 과세표준이기 때문이다. 공약을 '2020년 수준 과세표준'으로 한다는 뜻인지 '2020년 수준 공시가격으로 한다는 뜻'인지 명확하지 않다. 정부가 "2020년보다 2021년 재산세가 더 낮다"고 말한 것은 과세표준으로 해석한 결과다.

종부세도 공약대로 하면 정부 안보다 더 낮아진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6만9000명이 새로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되지만 공시가격을 2021년으로 환원해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 고가주택은 지난해보다 보유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스케줄대로 올해 100% 적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작년 수준인 95%를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지난해 세부담 상한(150%) 이상 집값이 오른 고가주택은 올해 전년도 공시가격을 적용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공약대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로 낮추고 공시가격을 2020년으로 환원한다면 종부세 부담액은 대폭 줄어든다. 다만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완화 방안을 정부가 내놓은 것이지만 추후 인수위와 협의 과정이 있고 또 국회에서 개정안에 대해 논의 하는 과정이 있어 올해 보유세 부담 수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산세는 7월, 종부세는 11월 부과되는 만큼 법 개정은 각각 5월말 9월말에는 완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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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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