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감성엔 샤넬보다 이것..'딥티크 가로수길 매장' 둘러보니 [MZ소비일지]

이하린 2022. 3. 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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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글로벌 최대..딥티크 모든 제품 한눈에
프랑스 가정집 인테리어로 인스타 감성 충족
젊은 층 니치향수 인기 고공행진..희소성 하락 우려도
23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공식 오픈한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 1층 모습. [사진 = 이하린 기자]
"얼른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요!" (20대, 대학생)

프랑스 니치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국내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가 23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공식 오픈했다.

니치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흔한 향보다는 개성있는 향을 원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매장 규모는 260㎡(약 78평). 파리 본점을 포함해 런던, 로마, 뉴욕,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인 단독 매장 중 가장 크다.

◆ 딥티크 전 제품 한 곳에…프랑스 가정집 콘셉트로 '인스타그램 감성' 충족

지난 22일 오후 2시경 들러본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는 가오픈 기간임에도 젊은 층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딥티크의 전 제품이 담겨 볼거리가 풍성했다. 향수와 향초 외에도 화병, 식기, 오르골 등 다양한 제품이 배치돼 있다.

딥티크 매장은 인테리어에 유독 공을 들인 느낌이다. 파리의 아늑한 가정집 감성이다. 딥티크 측은 독특한 예술품과 오브제, 삽화 등을 곳곳에 둬 해외에 온 듯한 기분을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층은 식당, 부엌, 거실, 욕실 등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특히 부엌에서는 앞으로 딥티크만의 향기 실험과 신상품 워크숍을 열 예정이라고 딥티크 측은 귀띔했다. 음식 냄새가 떠오르는 부엌에서 향을 강조하다니, 자신감이 엿보였다.

프랑스 스타일의 거실엔 한국 전통 나전칠기 기법을 적용한 자개 병풍을 세워 동서양의 조화를 구현했다.

니치향수에 관심이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딥티크의 새로운 매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딥티크를 수입·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코스메틱팀 김효정 매니저는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 고객도 의외로 많다"면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고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매장에 들른 20대 대학생 A씨는 "여자친구와 가로수길 데이트를 하다가 들러봤다"면서 "영화나 잡지에서만 보던 프랑스 가정집 감성이라 신선하고, 마치 여행 온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B씨는 "백화점이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여긴 경험 위주로 구성된 것 같다"면서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시향한 뒤 욕실 용품까지 폭넓게 경험해봤다"고 밝혔다.

◆ 국내 니치향수 시장 급성장…작은 사치, 차별화 욕구 커져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은 식당, 부엌, 거실, 욕실 등으로 구분된다. [사진 = 이하린 기자]
딥티크가 서울에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한 것은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약 5000억원이었던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6000억원으로 약 20% 신장했다. 내년에는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딥티크를 비롯해 조말론, 바이레도, 크리드,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고가의 프리미엄 니치향수의 인기가 뜨겁다. 코로나19 이후 작은 사치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들은 20만~50만원대 고가의 제품에도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인기 아이돌과 유튜버들의 니치향수 사랑도 한몫을 했다. 아이유는 딥티크 '오데썽'을, 디오는 '탐다오' 즐겨 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시카의 크리드 '러브인화이트', 마마무 솔라의 조 말론 '피오니', 혜리의 바이레도 '슈퍼시디' 등도 유튜브에서 소개돼 더욱 유명해졌다.

니치향수는 젊은 층의 차별화 욕구 또한 충족해준다. 샤넬, 디올, 구찌 등 정통 명품 브랜드가 클래식한 향을 낸다면 니치향수는 희귀 성분으로 독특한 향을 발산한다.

다만 니치향수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하면서 '나만의 향'이 주는 특별함이 덜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C씨는 "최근 너도나도 니치향수를 갖게 되면서 희소성이 희석되는 느낌"이라며 "소수의 전유물 같던 향수가 대중화하면 그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속 남과 다른 향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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