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중복 하청'에 코로나 자가 키트를 '재택 부업'

하정연 기자 2022. 3.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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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키트에 들어가는 부품을 전문적인 시설을 갖추지 않은 가정집에서 만들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식약처가 확인해봤더니, 실제로 집에서 조립된 부품이 20만 개나 됐습니다.

재택 부업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코로나 검사 키트 부품 중 하나인 노즐캡 필터를 끼우는 단순 작업이라며 개당 5원을 준다고 홍보합니다.

제약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하청을 줬는데 이 업체가 다시 재하청을 주면서 가정집까지 부품이 흘러가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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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검사 키트에 들어가는 부품을 전문적인 시설을 갖추지 않은 가정집에서 만들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식약처가 확인해봤더니, 실제로 집에서 조립된 부품이 20만 개나 됐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충남 아산의 일부 아파트 게시판과 온라인 카페에서 공유된 구인 글입니다. 

재택 부업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코로나 검사 키트 부품 중 하나인 노즐캡 필터를 끼우는 단순 작업이라며 개당 5원을 준다고 홍보합니다. 

[제보자-구인 업자 : (소독제나 그런 건 필요가 없는 거고요?) 네. 그냥 깨끗한 쟁반 있죠, 쟁반에다가 하얀 거 쏟아놓고….]

구인 전단이 붙었던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아파트 주민 : 부업 상자 같은 게 나와 있던데, 가끔 보면 한 번씩 나와 있더라고요. 이렇게 있었어요, 이렇게.]

[아파트 주민 : 본인이 혼자 하기 어려워서 추가로 사람을 구한다는 그런 내용을 본 거 같은데, 그걸 채우려고 다른 사람을 구한다….]

한 시민단체 신고로 시작된 식약처 조사 결과, 이렇게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조립된 노즐캡은 무려 20만 개에 달했습니다. 

모두 전문가용 신속항원 검사키트 부품이었습니다.

제약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하청을 줬는데 이 업체가 다시 재하청을 주면서 가정집까지 부품이 흘러가게 된 겁니다.

다행히 납품되기 전에 전량 폐기 조치됐다고 식약처는 밝혔습니다.

제약회사는 물론, 노즐캡 제작 납품을 맡은 업체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습니다.

[노즐캡 제작 업체 대표 : 하다못해 방진복에 캡 쓰고 라텍스 장갑 끼고 작업 환경이 그런데 가정집에서 그게 지켜지겠느냐고요. 재하청 업체가 저한테 신고하지 않고 수량을 많이 할 욕심에….]

식약처는 과징금도 부과하지 않고 구두로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수'에 그쳤고 제약회사가 개입한 정황이 없었기 때문이라는데, 미온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간정혁/새싹부모회 대표 : 이번 업체 같은 경우는 전단을 외부로 붙여서 아마 발각이 된 거 같고요. 이 업체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노즐캡은 하청을 주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재하청으로 인해 이런 문제들이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혁민/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가정집에서 만드는 건 말이 안 되겠죠, 오염의 문제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을 거고. 시설 밖에서 제작이 된 게 책임이 없다라고 얘기하긴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코로나 진단 키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당국의 엄격한 법 적용과 관리감독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강동철, 영상편집 : 김준희)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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