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통과' 없는 삼성전자 주총..일부 반대에도 원안 가결(종합)

이인준 2022. 3. 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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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 차분한 가운데 열려
경계현·노태문·박학규 등 선임안 통과…김한조 의장 선임
삼성전자, 500만 주주 시대 맞아 적극적인 소통 나서
GOS 사태·주가 하락 등에 뿔난 주주도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
한종희 부회장 "심려 끼쳐 송구…주주 환원에 최선"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입구에서 주주들이 응원메세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2.03.16.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등 사내이사 선임안이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날 주총은 주주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표결로 대체해 대기업 주총 현장이면 의례적으로 볼 수 있었던 '박수 통과'가 사라졌다. 일부 주주들은 갤럭시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태,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등에 대해 경영진의 해명과 해결책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GOS 사태와 관련해 주주와 고객에 대해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 중 관심을 모았던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찬성률 97.96%로 가결됐다. 표결 결과 출석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는 44억329만6612주 중, 찬성 주식수는 43억1360만2631주다.

삼성전자의 일부 주주들은 갤럭시S22의 GOS 기능에 따른 성능 저하 논란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며 노태문 MX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해왔다. 이날 주총 현장에서도 노 이사의 선임에 반대하는 주주 발언이 이어졌다. GOS는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나 화면 해상도를 고의로 낮추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GOS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근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국민연금이 반대한 경계현 DS부문장(찬성률 86.34%)·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관련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지분 8.69%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의 침해’, '감시 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이들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을 반대해왔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안,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각각 찬성률 69.53%, 74.46%로 가결됐다. 이밖에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나머지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16. jtk@newsis.com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고 김한조 사외이사(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앞으로 이사회의 대표로서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한다. 의장의 권한으로 이사들 사이의 의견을 조정하고 결정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김 의장은 전임 박재완 의장에 이어 두 번째로 사외이사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데 이어 2020년 2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가 또다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삼성전자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500만 주주 '소통 행사'로 치러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총회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개인주주 500만명' 시대를 맞아 주주 소통 행사로 치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숫자는 약 504만명(보통주 기준)이다. 전년 말 214만명 대비 약 136% 늘어났다. 특히 20~30대 '젊은 주주'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주총장 내 포토존 등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를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데 이어, 올해도 주총 현장에서 전자단말기를 사용한 전자표결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상장회사에서는 실질적인 표결이 사전 선행 투표와 위임장을 통한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박수 통과'가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주주 구성이 젊어지며 주주총회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주주들이 이에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부터 전자표결 단말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표결 단말기는 '찬성', '반대', '기권' 등 주주들이 해당 안건에 대한 자기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주주들의 의사를 불과 2분 만에 집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한 많은 주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는 수원컨벤션센터 3층(3040㎡)과 1층(7877㎡)을 모두 대관했다. 대신 이중삼중의 방역관리에 신경 썼다. 또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를 위해 주총 온라인 중계를 도입했다. 사전 신청을 한 주주들은 주총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 중계를 지켜보며, 질문 게시판을 통해 직접 질의를 올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시청하는 중 화면이 멈추거나 끊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량의 서버를 증설하고, 트래픽을 분산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2.03.16. jtk@newsis.com

주주 발언도 활기…경영 상황에 대해 열띤 토론 벌어져

이날 주총장에서는 최근의 주가 상황과 회사의 경영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주주들의 발언과 토론이 벌어졌다.

한 주주는 GOS 사태와 관련해 "성능을 제한해 놓고, 한 편으로는 최대 성능이라고 하는 것은 과대 광고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러한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여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면서 "저희들이 GOS 관련해서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를 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성장하고 저희들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회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주주는 "사용자에게 (GOS 사용에 관한) 선택권을 주면 안전 이슈가 발생하면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한 주주는 GOS 사태의 원인을 '원가 절감' 노력을 지목하며 "적당한 선에서 원가 절감은 중요하지만, 이제 선을 넘는 그런 행위는 비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해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있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품질을 양보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주주들은 또 "주식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해달라", "연초 글로벌 1위 달성 인센티브 지급이 반갑지 않았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며 회사 측에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 "작년 사상 최대 매출 실적…주주 환원에 최선"

한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 매출 280조원, 역대 세번째인 영업이익 52조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은 폴더블폰 대세화 등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를 더욱 확대했으며, Neo QLED TV와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해 업계 리더십을 굳건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 사업과 관련해 "DS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 중심 수요 성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리더십을 공고히 했으며,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EUV 공정의 양산을 확대하고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공장 투자를 결정하는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다졌다"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03.16. jtk@newsis.com


한 부회장은 "이를 통해 2021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746억 달러로 2년 연속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한종희 부회장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유럽, 중국 지역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 데 이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 확대하고, 자원 순환을 위한 많은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포괄적인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또 "상생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협력회사 경쟁력 강화와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한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1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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