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1600명 몰린 三電 주총..GOS 사태에 허리숙여 사과(종합)

문창석 기자 2022. 3. 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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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GOS 질타에 "고객 마음 살피지 못했다"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 모두 원안 가결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문창석 기자 = 500만명이 넘는 주주들을 보유한 '국민주' 삼성전자의 주주총회가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근 불거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에 대해선 의장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16일 오전 9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의장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는 1600여명으로 지난해(900여명)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준비한 좌석 수(3600여석)에는 미치지 못해 크게 혼잡하진 않았다. 삼성전자는 총 59개의 주주명부 확인 데스크(1층 41개, 3층 18개)를 마련해 입장을 도왔으며 안내 인력들도 100명 넘게 동원했다.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로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주주총회 개최 전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기구 등이 일부 후보들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날 주주총회에 부의된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의 경우 각각 97.96%와 98.04%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원안대로 가결됐다. 노 사장은 최근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로 인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소액주주들이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찬성률이 높았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밝힌 경계현 DS부문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은 각각 86.34%와 86.11%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은 사외이사 69.53%, 감사위원 74.64%의 찬성을 얻어 선임됐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74.46%의 찬성률로 원안대로 가결됐다.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회사 경영진에 스마트폰·반도체 등 주요 사업과 우크라이나 사태, 노조 파업 등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주주들의 질문에 경영진이 일일이 답하며 주총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대부분의 주주들은 폐회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회사 측의 답변을 경청했다.

특히 최근 불길이 거세지고 있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에 대한 날선 지적과 대책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한 주주는 "GOS와 관련해 아직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사업 책임자인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임명은 부당하며 현재 진행하는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모든 총괄책임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반대 투표를 독려한 주주도 있었다.

한 부회장은 GOS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잠시 발언을 멈추고 연단 앞으로 걸어나와 허리를 깊이 숙이며 사과했다. 그는 "고객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GOS는 스마트폰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 "노 사장은 기술리더십을 갖춘 사업 전문가로 2014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낸 뛰어난 경영자"라며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로 MX 발전의 적임자"라고 답했다.

그는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경영 전반을 수행하는 역량있는 후보자를 사내이사 후보자로 고려한 만큼 믿고 맡겨주면 더 큰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 왼쪽부터), 고동진, 김현석 삼성전자 고문,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16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 부회장은 인수·합병(M&A)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시기를 특정할 순 없지만 회사와 주주가치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성장동력에 대해선 "선제적 제품 출시를 통해 안정적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 발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반도체 관련 질문도 나왔다. 경계현 DS부문장은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의 수율이 낮다는 지적에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지만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며 "수익성과 공급물량 두 가지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對) 러시아 전략에 대한 질문에 한 부회장은 "사업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6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최근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관련한 주주들의 비판도 제기됐다. 한 주주는 "노조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기본급 인상 등) 타당한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부회장은 "노동3권 보장과 의사소통 강화, 노사관계자문기구 설치 등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 공동교섭단과 성실히 교섭 중이며 앞으로 선진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들이 응원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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