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뚫고 피어난 매화" 언론에 흘러넘친 '윤비어천가'

정철운 기자 2022. 3.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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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공정과 원칙 중시하는 가풍" "삼겹살 좋아하셔"
신문 "김건희, 연예인급 미모" "당선인, 토리와 산책"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MBN 윤석열 당선자 특집방송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일부 방송과 신문이 도 넘은 '윤비어천가'를 내보내고 있다.

MBN은 3월10일 편성한 특집 다큐 '윤석열, 국민이 부른 내일의 대통령' 도입부 내레이션에서 “아직은 먼 봄, 겨울의 끝자락. 추위를 뚫고 피어난 매화처럼, 그는 나타났다”며 윤 당선자를 한껏 치켜세웠다.

MBN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강직한 검사 윤석열.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오직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는 길이었다”고도 밝혔다. MBN은 “야구 명문 충암중학교 시절에는 선수 제의를 받을 정도였다”며 운동 실력도 띄워줬고 “공정과 원칙을 중시하는 가풍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윤 당선자의 11대 직계 조부이자 파평 윤씨 가문의 기틀을 마련한 윤황 선생을 소개하기도 했다.

MBN은 방송법 위반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업무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뒤 행정소송 중이다.

채널A는 3월10일 편성한 특집방송 '정치 신인의 어퍼컷 윤석열, 대통령 되다' 도입부 내레이션부터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 윤석열은 선거 승리를 다짐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고 밝힌 뒤 “되게 높은 자리에 계셔서 한우만 드실 줄 알았는데 삼겹살 정말 좋아하시고 껍데기도 좋아하시더라”는 윤 당선자의 단골 식당 사장 인터뷰도 담았다.

윤 당선자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면서는 '유년 시절 부모님에게 배운 끈기와 여유'를 자막에 넣었고, 청년 시절 사진에는 '친화력이 남다르고 마음 씀씀이가 넓었던 윤석열'이란 자막을 달았다.

▲채널A 윤석열 당선자 특집방송 화면 갈무리.

신동욱 TV조선 앵커(현 보도본부장)는 3월10일 메인뉴스 '앵커의 시선' 코너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윤석열의 행로를 이렇게 그려봅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층이 싫어할 일도 밀어붙입니다. 고통이 따르거나 생색이 나지 않는 일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지 않습니다.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고 책임은 스스로 떠안습니다. 전문적인 국정 분야는 이념과 정치색을 빼고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불리한 일이 터져도 침묵의 장막 뒤에 숨지 않습니다….”

앞서 신동욱 앵커는 지난해 3월5일 '범이 내려온다'라는 제목의 '앵커의 시선'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풍운아 윤석열이 비바람 몰아치는 광야로 나섰습니다”, “그는 고난의 겨울나무였습니다”라고 말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TV조선 3월10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3월10일자 방송에서 “바로 내일(11일)이 윤 당선인과 김씨의 결혼 10주년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며 두 사람의 인간적 면모도 강조했다.

TV조선은 “윤 당선인과 김씨는 2년 연애 끝에 12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2012년 3월11일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당시 대검 중앙수사1과장이었던 윤 당선인은 53세, 김씨는 41세였다”고 전한 뒤 “남편이 가진 돈이 2000만 원밖에 없어서 망설였는데 내가 아니면 이 사람이 결혼하지 못할 것 같았다”는 김씨 발언을 전했다.

TV조선은 대선 당일이던 3월9일 “(윤석열) 후보가 유세 기간 동안 타고 다녔던 차량의 내부 모습을 단독으로 촬영했다”면서 “윤 후보는 항상 뒷자리에는 만일에 대비해서 입을 옷을 여러 벌 구비해놓고 목을 축일 음료수, 간식을 차량 안에 준비해놓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TV조선 3월9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3월12일에는 '퍼스트레이디'가 된 김건희씨의 외모를 띄워주는 보도가 등장했다. '“연예인급 미모”…尹 당선에 대만서 김건희 여사 외모 화제'(뉴스1), '“김건희, 한류스타급 미모”…대만서 화제, 실검 1위도'(뉴시스), '대만서 '정치 한류'…尹 당선에 김건희 실검 1위 찍었다'(조선일보), '“김건희, 연예인급 미모”…尹 당선되자 대만 실검 1위 찍었다' (중앙일보) 등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이밖에 '넥타이에서 목티로, 석열 패션은 '젤렌스키룩'? 알고보면 당선 일등공신'(조선비즈)처럼 패션을 호평하는 기사부터 '당선 후 첫 주말 尹 당선인, '퍼스트독' 토리와 한강공원 산책'(조선일보)과 같은 '서민 강조형' 기사까지 등장했다.

▲조선일보 3월13일자 기사(왼쪽)와 뉴스1 3월12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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