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후 출생 회장·부회장 50명.. 재계 세대교체 가속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그룹

국내 재계에 젊은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 전진배치 되는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72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70명이었다.
이중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50대 초반 미만에 속하는 젊은 회장급 경영자만 20명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 5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2020년 10월 중순에 수석부회장에서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51세인 정지선 현백화점 회장은 2007년 12월에 부친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타이틀을 처음 달아 회장 직위만 10년 이상 유지해오고 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48)은 2020년 7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7)은 2019년 4월, 구광모 LG그룹 회장(45)은 2018년 6월에 각각 그룹 최고 수장 반열에 올라섰다.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51세)은 지난해 승진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박창호 SG 회장(51)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회장(51)이 여기에 포함됐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장원영 CS홀딩스 회장(48) 유일했다.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29명으로 조사됐다. 강호찬 넥센 부회장(52), 고기영 금비 부회장(52), 박정길 세종공업 총괄부회장(52), 조경호 대창 부회장(51), 김남정 동원F&B 부회장(50),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49)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형제가 모두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49)·김익환(47) 부회장은 두 살 터울로 현재 같은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52),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50) 두 형제도 동일한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정혜승 인지컨트롤스 부회장(51),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46),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44)이 여성 부회장 트로이카로 활약 중이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서준혁 대명소노시즌 부회장과 최성욱 동양고속 부회장은 올해 43세인 동갑내기다.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41)도 80년대생에 속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만 해도 147명(54.4%)으로 50%를 넘어섰다. 이중 4명 중 1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40)을 비롯해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42), 홍정국 BGF 사장(41), 정기선 HD현대 사장(41), 조현민 한진 총괄사장(40), 이용진 경농 사장(38) 사장, 이성원 신영와코루 사장(38) 등이 MZ세대 ‘사장’ 반열에 진입했다.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3)을 필두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51),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49),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47) 등이 경영 전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270명이 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2세 경영자는 151명(55.9%)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3세 경영자가 98명(36.3%)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4세 기업가도 14명(5.2%)으로 조사됐다.

직위별로 보면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147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부회장급(29명), 부사장급(23명), 순으로 많았다. 회장급(21명), 전무급(17명), 상무급(17명) 등은 20명 미만이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74년에서 1975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4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2년~73년생(44명), 76~77년 및 78~79년(각 34명), 70~71년(32명) 순으로 30명을 상회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2년과 1974년에 태어난 임원이 각각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270명 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임원은 80명(29.6%)으로 10명 중 3명 꼴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70명 중 여성 오너 임원은 43명(15.9%)이었고, 남성은 227명(84.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너가 임원 그룹 중에서도 10명 중 8명 넘게 남성으로 채워져 성비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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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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