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삼척 특별재난지역 선포..산불 걷잡을 수 없었던 이유는

고재원 기자 2022. 3. 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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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이날 오전 11시까지 1만 4222ha의 산림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는 것은 산불 발생 면적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또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 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로 제시된다.

국내 산림의 37%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등 침엽수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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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동해안 양간지풍에 습도 낮아
지난 4일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5일 밤 동해시 대진동까지 번진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이날 오전 11시까지 1만 4222ha의 산림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의도 면적 49배에 달하는 규모로 축구장 면적의 1만9918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로 했다. 산불 원인은 토치 방화와 담뱃불 실화로 추정되는 가운데 산불이 이날로 사흘째를 맞았지만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현재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하고 진화인력 5000여명과 헬기 51대를 투입해 전방위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청 산불상황관제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강원도 지역에서만 산불 진화 중인 곳이 4곳이다. 인천과 대구, 경남 산청, 부산 강서와 금정 등 전국 9곳에서도 산불을 진화 중이다.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한울원전도 한 때 위협받았다. 원전 3~4km 떨어진 곳까지 산불이 덮쳤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이 울진군 한울원전 주변 잔불을 정리 중이며 원전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울원전은 현재 1~5호기 출력을 50%까지 낮춰 운전하고 있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는 것은 산불 발생 면적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또 산불 현장 일대가 자욱한 연기로 뒤덮여 상공에서 불길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거미줄처럼 쳐져 있는 송전탑이 헬기의 이동을 방해하는 등 진화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강한 바람도 빼놓을 수 없다. 산불 발생 첫날 건조경보와 함께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었다. 이로 인해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다. 이후 강원 경계를 넘어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은 이튿날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남하했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산불은 주로 건조한 봄철에 집중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0년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620건으로, 이 중 355건이 3~4월에 집중됐다. 유독 강원 영동 지역은 이 시기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크게 번지는 유형이 반복되고 있다.

이 시기 ‘화풍(火風)’이라는 별명을 가진 ‘양간지풍’이 주로 불면서 산불이 빈번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커진다. 봄철 강풍은 강원 영동 지방에서 자주 발생한다. 양양~고성·간성, 양양~강릉 구간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풍이라는 의미로 ‘양간지풍’ 또는 ‘양강지풍’으로 불린다. 봄철 동해안에서 부는 태풍급 강풍의 대명사나 다름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도 상승, 봄철 가뭄으로 인한 낮은 습도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불 발생 횟수도 점점 늘고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24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다. 산불은 2019년과 2020년, 2021년 같은 기간 각각 200건, 80건, 126건 발생했다.

또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 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로 제시된다. 국내 산림의 37%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등 침엽수로 이루어져 있다. 가령 소나무는 송진이 있어 불이 잘 붙고 오래 지속된다.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불이 번져가며 큰 불기둥을 이루게 되고 산불이 빠르게 퍼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이 되서야 산불 지역에 비 소식이 있다. 그 전까지는 건조한 날씨에 바람이 부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해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셨으니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며 "정부는 신속하게 복구가 이뤄져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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