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토양은 따로 있다?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삼페인을 만드는 품종은 세가지. 레드품종 피노누아(Pinot Noir),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 그리고 화이트 품종 샤르 샤르도네(Chardonay)입니다. 하지만 16세기까지만 해도 상파뉴에서 주로 재배하던 품종은 이 세가지 아니었답니다. 이 지역이 원산지인 고대품종 위주로 샴페인을 만들었어요. 대표적인 품종이 구애 블랑(Gouais Blancs)과 구애 누아(Gouais Noir), 그리고 프로멍토(Fromenteau)입니다. 구애와 피노종이 교배돼 다양한 품종이 탄생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품종이 지금의 샤르도네입니다. 알리고떼(Aligote), 옥세루아(Auxerrois), 가메(Gamay),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등 아주 많은 품종들이 구애 블랑과 피노의 교배로 탄생했으니 구애는 포도 품종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겠네요. 프로멍토는 약간 핑크색이 나는 포도로 주로 강가에서 재배됐고 구애는 산쪽 위주로 재배됐습니다.
상파뉴의 토양은 크게 쵸크(Chalk), 키메르지안 말(Kimmeridgiand Marl 이회토), 모래, 진흙 4가지입니다. 이중 상파뉴 생산자들이 최고의 토양으로 꼽는 것은 쵸크 토양. 최고 품질의 샤르도네가 바로 쵸크 토양에서 재배되기 때문입니다. 샴페인은 산도가 가장 중요한데 석회토양에서 자란 포도들이 우아한 산도를 움켜쥡니다. 석회토양은 쵸크와 라임스톤이 있는데 쵸크가 조금 더 미세한 구멍이 많아서 쵸크토양에서 포도를 재배하면 훨씬 더 가볍고 산도 높은 포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쵸크는 특히 엄청난 마법을 발휘한답니다. 쵸크는 해양미생물의 껍질에서 나온 석회석 알갱이인데 구멍이 많은만큼 비가 올 때 물이 잘 빠집니다. 보통 맨 위 토양 밑에 광범위하게 쵸크가 자리 잡고 있어 비가오면 쵸크의 구멍으로 수분이 빠르게 흡수돼 탑 소일은 금세 뽀송뽀송하게 마릅니다. 대신 아래쪽은 적절한 수분을 지녀 포도가 잘 자랍니다. 가장 건조한 여름에도 물을 잘 공급하는 저수지 역할을 할 정도입니다. 더구나 쵸크토양은 포도 생장기에 당도와 산도, 베리향 등의 아로마가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키메르지안 말 토양은 약간 회색빛이 돌며 진흙이 섞여있고 석회질이 약간 녹아있는 상태입니다. 예전에 바닷속에서 만들어진 토양으로 주로 굴껍데기가 발견됩니다. 완벽한 쵸크 토양처럼 물을 쭉쭉 빨아들이지는 못해 위쪽에 물기가 어느 정도 남아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에 자란 포도는 조금 더 얼씨(earthy)하고 구조감있는 풍미를 보여줍니다.
이밖에 모래나 진흙토양도 있지만 상파뉴에서는 좋은 토양으로 치지 않습니다. 흔히 모래토양은 과일풍미가 잘 살아있는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수 있지만 너무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점이 문제랍니다. 진흙은 묵직한 와인을 만드는 지역에서 선호하지만 상파뉴의 스타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토양입니다.
크게 4개 구역입니다.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는 몽타뉴와 발 드 랭스를 합친 지역으로 경사가 있는 산자락입니다. 피노 누아를 주로 재배하며 랭스와 가장 가까워 상파뉴의 가장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왼쪽으로 길게 뻗은 평야지대인 발레 드 마른(Vallee de la Marne)은 진흙 섞인 석회질 토양이 많아 살짝 축축한 토양을 좋아하는 피노 뮈니에가 주로 생산됩니다.
두 지역 사이 아래 남북으로 펼쳐진 꼬뜨 드 블랑(Cote des Blancs)은 산도 높은 샤르도네를 주로 재배합니다. 이름이 블랑일 정도로 토양이 거의 하얀색 쵸크이기 때문에 최고 품질의 삼페인을 탄생시키는 샤르도네가 바로 이곳의 그랑크뤼 마을에서 나옵니다.
최현태 기자 ht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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