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오승룡 별세, 향년 87세

손봉석 기자 2022. 2. 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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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BS 제공


1950∼196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를 이끌어온 ‘국민 성우’ 오승룡 한국성우협회 고문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방송가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을 오래 앓던 오승룡은 최근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날 세상을 떠났다.

193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시절인 1949년 라디오 어린이극 ‘똘똘이의 모험’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가 1954년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성우 1기로 선발되면서 성우의 길을 걸어왔다.

처음 성우로 활동하던 때는 집마다 TV 보급이 되지 않던 시기로 주로 라디오에서 활동했다. 그는 라디오 드라마 ‘청실홍실’, ‘장희빈’ 등에 출연했는데 당시에는 녹음 기술이 부족해 대부분 생방송으로 목소리 연기를 해야 했다.

고인 대표작은 MBC 라디오 시사 풍자극 ‘오발탄’이다. 군사정권 시절 부정부패와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오승룡은 생전 한 방송 인터뷰에서 “외압이 물론 있었다”며 “(프로그램이)없어질 뻔한 적도 있었는데, 그때는 도망 다니면서 (방송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라디오 진행자로서도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KBS에서 ‘퀴즈 올림픽’, ‘세월 60년, 노래 60년’ 진행자를 맡았고, 서울교통방송(TBS)에서 ‘서울이야기’를, 전국교통방송(TBN)에서 ‘세월 100년, 노래 100년’, TBN ‘서울야곡’ 등을 진행했다.

또 영화 ‘코리안 커넥션’(1990)을 비롯해,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뿌리깊은나무(1983), ’어사 박문수‘(2002∼2003), ’상도‘(2001∼2002) 등에 출연했다.

그는 때로는 인심 넉넉한 할아버지 같은 구수한 입담으로, 때로는 시사평론가 못지않은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대한민국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비롯해 KBS연기대상 성우부문, 대한민국방송대상 라디오연기대상, KBS연기대상 공로상 등을 수상하는 등 방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24일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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