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도 '선전'".. 청약 한파 속 온기 살아있는 '아파텔' 청약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전국 주요 도시의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의 분양 열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무덤’인 대구에서도 약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평균 19.52대 1로 집계됐다. 전국 6곳에서 1756실이 분양됐는데, 3만4285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9.52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작년 평균 경쟁률인 26.53 대 1보다는 낮아졌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분양시장 비수기를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주요 도시 아파텔의 인기는 실제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오피스텔이 지난 16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 12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25.8대 1로 40㎡OA형에서 나왔다. 이 단지는 도시형생활주택 288가구와 오피스텔 96실로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 84㎡로만 이뤄진 대구 중구 대전하늘채 스카이앤 2차도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50가구 모집에 1만2530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250대 1에 달했다. 이 단지의 오피스텔 분양가는 84㎡ 3억9000만~4억2000만원이다. 2년 전 분양했던 1차 오피스텔 분양가보다 약 5000만원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는 대구에서도 오피스텔 청약은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 달서구 달서푸르지오시그니처는 최근 청약을 진행한 결과 164실 모집에 799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4.87대 1로 집계됐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아파트를 대체할만한 크기다.
이는 올해 대구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들이 대거 미달 신세를 면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달서푸르지오시그니처 아파트는 지난 15~1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993가구 모집에 단 66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전용 84㎡ 전 평형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같은 단지 오피스텔 청약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오피스텔 청약 인기가 여전한 이유로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점이 꼽힌다. 규제지역 내 9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60%에 그치지만 오피스텔은 LTV가 최대 70%까지 인정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임대사업자 등록도 가능해 취득세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높은 경쟁률에도 청약 포기가 속출하는 오피스텔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푸르지오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작년 11월 청약 때만 해도 경쟁률이 오피스텔 1312대 1, 도시형 생활주택 44.6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선착순 분양을 하고 있다.
신길 AK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미계약분이 소량 나왔지만 금방 소진됐고, 도시형 생활주택은 현재 저층 위주로 남아 있다”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대출에 어려움을 겪은 법인 물량이 미계약분으로 나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오피스텔의 경우 LTV가 최대 70%까지 가능하지만,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DSR 규제가 시작된 지난달 수도권의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률은 0.07%로 작년 11월 0.51%에 비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은 청약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 목적으로 한번 넣어보는 사람들이 많아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인 만큼, 아파트 가격 하락이 시차를 두고 오피스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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