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프렌즈'마저 가위질..누리꾼 뿔났다 "차라리 방송 마라"
중국의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방영을 시작한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BBC, CNN에 따르면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 시즌1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텐센트, 비리비리(Bilibili), 소후(Sohu) 등 중국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방영된 '프렌즈'의 내용은 원작과는 조금 달랐다. 극 중 레즈비언 캐릭터에 대해 언급되는 장면과 동성 간 키스 장면이 사라진 것.
'프렌즈' 1화에서는 주인공 중 한 명인 로스가 전 아내 캐롤에 대해 그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려 이혼했다고 말하지만 중국판에서는 해당 장면이 삭제됐다. 또한 10화에서 남자 주인공 두 명이 새해 전 날 키스하는 장면도 삭제됐다.
자막 번역을 다르게 한 장면도 있었다. '멀티플 오르가즘'이라는 표현은 '여성들의 끊임없는 수다'로 번역됐다. 2화에서는 '레즈비언'이 언급되지만 자막에서는 생략됐다.
일부 장면이 편집되면서 중국 버전 '프렌즈'는 평균 21분 내외로 짧아졌다. 원작은 회당 평균 23분 정도다.
문제의 장면들이 삭제된 이유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보도에서 이를 중국 당국의 검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콘텐츠, 특히 해외 콘텐츠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2016년 중국 당국은 "동성애 같은 비정상적 성적 관계나 성적 행동을 표현하거나 보여주는 콘텐츠를 금지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에서 중국 당국은 "저속하고 부도덕하고 건강에 해로운 콘텐츠"를 언급하며 동성애, 혼외정사, 원나잇, 미성년자의 사랑은 금지 사항으로 간주했다.
SCMP와 CNN에 따르면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완전한 버전'을 방송할 수 없다면 아예 방송하질 마라"고 일침했으며, 또 다른 누리꾼은 "여성의 성적 욕망과 즐거움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젠더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영어 실력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SCMP는 "지난 11일 '프렌즈 검열'이라는 해시태그는 웨이보 트렌드 주제 1위에 올랐지만 이 해시태그 역시 당국의 검열 대상이 돼 지난 12일 웨이보에서 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하며 검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원작을 즐길 수 없게 되자 일부 팬은 중국에서 무삭제판 '프렌즈'를 공유하고 있다. 이는 '소후'가 2012년 판권을 구매해 2018년까지 서비스했던 무검열판이다. 당시 방영됐던 '프렌즈'에는 성소수자가 언급되는 것은 물론 자막 역시 제대로 번역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프렌즈:더 리유니온'은 중국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지만 그룹 방탄소년단(BTS), 팝 가수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의 출연분은 삭제됐다.
해당 부분이 삭제된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레이디 가가의 경우 2016년 달라이 라마를 만난 후 중국 여행이 금지됐으며, 이들 모두가 과거 중국을 모욕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는 점이 편집 이유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2019년 영국 록 밴드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중국에서 개봉됐을 때에는 두 남자가 키스하는 장면과 '게이'라는 단어를 포함해 2분이 넘는 내용이 영화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한편 '프렌즈'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NBC에서 방송한 인기 시트콤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중국에서도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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