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3000만명분 어디갔나..약국에선 품절

이병희 2022. 2.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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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부 공급 발표와 달리 현장 혼란 여전
"자가진단키트 유통된 것 맞냐" 시민 분통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약국 품귀 현상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약국에 키트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는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 체계가 달라지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여명까지 폭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증화율과 사망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어 지난 3일부터 PCR 검사 대상은 60대 이상 고위험군으로 제한됐다. 그 밖에는 RAT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2022.02.10. kkssmm99@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사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오전에 들어오자마자 전부 동났어요."

정부가 '자가진단키트 대란'을 막기 위해 온라인 판매 금지·1인당 5개 제한 등 수급 안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3000만명분 공급 발표에도 약국별 재고 격차가 심한 데다 입고시기를 알 수 없어 시민 불편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15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역 인근 약국 11곳에 자가진단키트를 살 수 있는지 문의한 결과 9곳에서 "품절 상태"라고 답했다. 언제쯤 살 수 있냐고 묻자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약사 A씨는 "어제 들어오기로 했던 물량도 누락돼 안 들어오고, 오늘은 오전에 40~50개 정도가 들어왔는데 전부 판매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20개, 25개 상자로 들어와서 소분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못 사간 분들도 있다. 봉투 등 정부지원은 전혀 없고, 정확한 정보전달도 안 돼 언론보도 보고 '6000원에 팔아야하는구나' 알았다"라며 난감해했다.

그나마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남은 2곳도 "소량만 들어와서 재고가 얼마 없다. 최대한 빨리 와야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B약사는 "공적키트는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현재 2개세트 10개 정도 남아 있는데 따로 도매상 통해 받은 물량이라 8000원에 판매 중"이라며 "정부에서는 최대 5개까지만 팔라고 했지만, 진짜 필요한 분들이 살 수 있도록 1명당 2개까지 한정해서 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생산 업체인 래피젠 공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정부는 1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2주간 전국의 약국과 편의점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3천만 명분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2022.02.14. jtk@newsis.com


앞서 식약처는 지난 13일 '자가검사키트 유통개선조치'에 따라 개인 구매 가능 물량 3000만 명분은 약국과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가검사키트 폭리를 막기 위해 낱개 포장된 자가검사키트 가격도 다음 달 5일까지 6000원으로 지정했다.

"코로나19 검사에 충분한 물량이므로 개인이 미리 과다하게 구매할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에도 급하게 필요한 경우 구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진단키트를 사러 온 C(31·여)씨는 인근 약국을 전전하다 6번째 약국에서 30분을 기다린 끝에 키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C씨는 "약국 수십 군데에 문의했지만 키트가 없다고 해서 너무 당황했다. 결국 직접 약국을 돌아다니다 6번째 약국에서 '소분 중이라 30분만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렸다가 간신히 샀다. 소분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니까 물량이 들어와도 곧바로 살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도 내리고 충분히 공급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자가진단키트가 유통된 것 맞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가진단키트 대란'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는 진단키트 구입처를 문의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경기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하루에도 '자가진단키트 파는 곳'에 대한 문의글이 십여건씩 올라왔다.

자가진단키트 문의로 골머리를 앓던 약국에서는 재택치료자 처방 지침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가 오는 16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의료기관에서 전화상담 뒤 처방받은 약을 모든 동네약국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협회 회장은 "자가진단키트가 언제 어떻게 들어오는지 공지도 안 된 데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하루에도 수십통씩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문의, 상담, 판매 등 약국의 업무가 가중된 데다 가격까지 일방적으로 정해 약사들의 반발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택치료자 처방까지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크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약사들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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