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석권' 89세 만학도, 대학 수석 졸업

최위지 2022. 2. 1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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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온 80대 어르신이 있습니다.

전국 최고령의 나이로 이번에 대학을 졸업한 주인공인데요,

6·25 전쟁 때 학도병으로 차출돼 못다 한 학업의 꿈을 마침내 이뤄냈습니다.

최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89살인 이주형 씨가 대학 졸업장을 받아듭니다.

1934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사범학교에 입학했지만, 4학년 무렵 6·25 전쟁이 났습니다.

학도병으로 차출돼 연필을 놓은 뒤로 평생 공부를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간직한 채 살았습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만학을 결심한 이 씨는 2020년 동명대 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했습니다.

[이주형 씨 : "인생 말년을 맞이하다 보니까 역시 채워 넣지 못했던 학문을 조금 더 공부해서 그 모자랐던 그것을 채워 넣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까지 받아야 하는 대학 공부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주형 씨 : "손으로 하던 필기 세대였는데 지금 모든 것을 다 컴퓨터로 이렇게 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컴맹으로서는 학과 공부를 하기가 그렇게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결석 한번 없이, 과제 하나 빠뜨리지 않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한 이주형 씨.

결국, A 학점을 받은 단 한 과목을 빼곤 모두 A+ 학점을 받아 수석 졸업의 영광도 안았습니다.

[감영희/동명대 학부교양대학장 : "열심히 하십니다. 눈동자가 늘 반짝이시고, 쉬는 시간에 이렇게 보면 젊은 20대 청년 학생들하고도 본인이 먼저 다가가셔서 이야기도 나누시고…."]

이주형 씨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신이 배운 걸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말합니다.

[이주형 씨 :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모든 우리 이웃하고 같이 나누어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

동명대는 평생 학습의 모범이 된 이주형 씨에게 만학도 특별상을 수여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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