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격리 쌀 20만톤 '최저가 낙찰' 방식 논란

이민호 2022. 2. 10. 11: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뒤늦게 쌀 20만톤에 대한 '시장 격리'(수매)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이 9.8% 하락했다며 쌀 시장격리를 시행하면서, 예정가격(예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부터 순서대로 입찰받는 '최저가 낙찰' 방식을 적용했다.

농업계 관계자는 "예정 입찰 물량을 5만4770톤이나 채우지 못했다. 농민들이 예상한 시세보다 낙찰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됐다"며 "정부는 당초 시장격리제 취지인 농민 소득 보장보다는 물가 관리가 더 중요한가 보다"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전남 담양군 소재 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공급 과잉으로 저장탱크에 담지 못한 쌀이 야외에 보관되고 있다. 당정은 이날 공급과잉 대책으로 내년 1월 쌀 20만t에 대한 시장격리(정부 매입)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뒤늦게 쌀 20만톤에 대한 '시장 격리'(수매)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격리 방식을 최저가 낙찰 수매 방식으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저가 낙찰액이 시장 가격보다도 낮게 형성되자 농민들은 "농민 소득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입찰하는 게 말이 되냐"며 반발했다.

10일 농협 양곡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정부의 '2021년산 시장 격리 곡 매입 입찰' 결과, 낙찰가격은 벼 40kg 한 포대 당 평균 6만3763원으로 결정됐다. 목표 물량은 쌀 기준 20만톤(벼 기준 27만8000톤)이었으나, 실제 낙찰된 물량은 쌀 14만5230톤이었다. 나머지 5만4770톤은 유찰된 것이다.

이무진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회 의장은 "농민들은 최저가 선을 벼 40kg 한 포대 당 6만6000원, 적어도 6만8000원으로 봤다"며 "입찰에 응하기 위한 비용까지 감안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쌀 농사가 풍년이 들어 올해 쌀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고, 이번에 유찰된 농가 쌀 보유량이 시장에 풀리면 쌀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농민들은 결국 헐값에 쌀을 농협이나 민간 도매업자에 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찰 평균가인 6만3763원(벼 40kg)을 쌀 가격으로 환산하면 4만5000원(20kg)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시세는 5만원대 이상"이라며 "완전히 헐값"이라고 말했다. 이달 통계청 20kg 산지 쌀 가격은 5만667원이었다. 그는 또 "지금 산지 쌀 가격을 벼 가격(40kg)으로 환산하면 적어도 6만600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쌀 가격을 정하고 이에 비해 시장 쌀 가격이 떨어지면 부족분을 보상하는 변동형 직불금제를 폐지하고, 2020년 쌀 고정 가격만큼만 지불하는 공익형 직불금제를 도입하면서 농민 소득 보전을 위해 '쌀 시장격리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이 9.8% 하락했다며 쌀 시장격리를 시행하면서, 예정가격(예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부터 순서대로 입찰받는 '최저가 낙찰'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정부는 예정가격마저 공개하지 않았다. 낙찰 받으려면 시장 가격보다 낮게 써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농업계 관계자는 "예정 입찰 물량을 5만4770톤이나 채우지 못했다. 농민들이 예상한 시세보다 낙찰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됐다"며 "정부는 당초 시장격리제 취지인 농민 소득 보장보다는 물가 관리가 더 중요한가 보다"라고 말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