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만 100통"..각자도생 방역에 '커지는 사각지대'

박민규 기자 2022. 2. 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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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확진자가 5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그만큼 정부의 관리에 구멍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확진자는 보건소에 전화를 100통 걸어도 연결이 안 됐다고 호소했습니다. 정부도 서서히 확진자가 스스로 상태를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34살 김현영 씨는 확진 닷새째가 되도록 보건소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콧물과 기침 같은 증상이 시작된 건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김현영/경남 김해시 : 목이 점점 부어서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붓고 잠잘 때 잠을 못 잤어요. 기침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일주일 전 받은 PCR 검사 결과는 '미결정', 최종 결과를 곧 알려주겠다던 보건소는 24시간 넘도록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 사이 상비약은 떨어졌고 전화통만 붙들고 있었습니다.

[김현영/경남 김해시 : 다 합쳐서 100통은 했을 거예요. 번호를 제가 외울 정도였으니까. 기댈 곳은 말 그대로 보건소밖에 없는데 연락을 아예 두절 상태로…]

참다못해 보건소를 직접 찾아갔더니, 결과가 누락됐으니 검사를 다시 받으라고 했습니다.

결국 이틀 만에 또 PCR 검사를 받고 다음 날 확진됐습니다.

그 뒤로도 보건소에서 온 건 즉석 밥과 라면, 체온계 그리고 업무가 늦어진다는 연락뿐이었습니다.

자신이 과거 항암치료를 받았고 면역력이 낮다는 걸 설명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김현영/경남 김해시 : 전화 한 통을 해주는 게 진짜 소중해요. 나라에서 제 안위를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전화할 여력조차 없는 분들은 어떻게…]

내일(10일)부터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재택치료자 스스로 몸 상태를 챙겨야 합니다.

정부는 당초 50대 기저 질환자 모두를 고위험군으로 설정했다가, 코로나 먹는 약을 처방받은 사람으로 좁혔습니다.

[최종균/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 : 동네 병의원에서 먹는 치료제 처방을 허용할 예정인데, 부작용이라든가 그런 것 때문에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어린이나 임신부는 따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50대 미만 젊은 기저 질환자 등 사각지대에서 문제가 일어날 거란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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