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찬바람 부니.. 공공지원 민간임대도 미달 '속출'

김송이 기자 2022. 2.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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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작년만 해도 인기가 높던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의 청약 경쟁률도 떨어지고 있다. 일반 공급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시세와 크게 다르지 않는 데다 분양전환 가능성 및 가격이 불투명한 영향이다.

지난달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지난 2018년에 도입된 것으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의 장점을 살리면서 주거지원 계층에 대한 지원 등 공공성을 강화한 상품이다.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0~95% 수준이며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동점자에 대해 청약통장 납입내역으로 가점을 주지 않는 점도 일부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청약 접수가 진행된 인천 더샵 부평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59㎡ 타입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전용 59㎡ 총 8개 타입 중 절반 이상인 6개 타입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도 2대 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금이 내리는 상황에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싸지 않은 점을 미달 원인으로 우선 꼽는다. 전용 59㎡ 기준 초기 임대료는 보증금 1억4500만원에 월임대료 39만3750원 수준이다.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세가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67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저렴하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이 단지의 경우 임대주택의 큰 장점인 ‘분양전환 우선권’ 혜택이 없다는 점도 외면받은 요인이다. 시행사는 입주자 모집공고문을 통해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임차인에게 분양전환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민간임대는 분양 전환 여부를 사업 주체가 정할 수 있다.

같은 날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공급된 전북 익산 라송 센트럴카운티는 전체 평균 경쟁률 0.5대 1로 전용 84㎡C 청년 대상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모든 군에서 미달이 대거 발생했다. 이 단지의 경우 10년 임대 후 최종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한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향후 분양가가 미정인 점이 단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청약을 진행한 대구 하나스테이 대명은 96가구 모집에 43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경쟁률 0.4대 1을 기록했다. 10명 모집에 20명이 청약을 접수한 전용 20㎡A형을 제외하고 모든 군에서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단지의 임대료는 최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임대료 70만원 수준이다.

이는 작년만 해도 ‘전세난’의 영향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인기가 높았던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재작년 청약을 진행할 때만 해도 미달이 발생한 단지가 않았다. 그러나 임대차 3법 시행과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전세 매물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 지난해 8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양원역 금호어울림 포레스트의 경우 331가구 모집에 1만584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7.87대 1을 기록했다. 타입별로 전용면적 84㎡AT타입(신혼)이 18가구 모집에 1758명이 접수해 최고경쟁률인 97.67대 1을 기록했다. 임차인에게 분양전환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인기 하락은 전세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93.1로 작년 12월 둘째주 98.8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수급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고, 100 미만일수록 내놓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미달이 발생한 인천 부평의 경우, 일반 아파트 공급이 많은 지역”이라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공급량도 많아질수록 수요자 입장에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외에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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