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도 3D로 합니다" 부동산 기술혁명
2년새 시장 2배로 급성장
◆ 진화하는 프롭테크 (上) ◆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오늘의집' 사이트에 매일 한 번씩 접속해 입주를 원하는 지역 아파트들의 '3차원(3D) 인테리어' 입체 화면으로 집 구조를 확인한다. A씨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직접 가구를 배치해보고 리모델링과 관련한 쌍방향 컨설팅도 받는다.
매물정보 검색이나 중개 서비스 위주로 진행됐던 '프롭테크' 시장이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력이 접목되면서 임대 관리, 공유주택·오피스, 3D 투어, 토지 가치 분석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26개에 불과했던 프롭테크 기업은 2019년 114개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 말 기준 284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불과 3년 만에 10배나 급증한 셈이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에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서비스를 뜻한다.
프롭테크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도 2019년 7025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338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매출은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1조5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롭테크는 핀테크에 비해 출발이 늦었고 시장 규모도 아직 작지만 최근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면서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프롭테크 기업들의 투자유치 금액은 2020년 1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3조86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도 프롭테크를 유망 산업으로 간주하고 지난달 한국부동산원 강남사옥에 공유형 오피스 형태로 프롭테크 빌리지를 구축하며 예비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월 말에는 1세대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이 삼성SDS의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전격 인수하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카사, 버킷플레이스, 알스퀘어 같은 프롭테크 기업도 동남아시아에 속속 진출하고 있어 금융 핀테크에 이어 현지시장에서 제2의 금맥 창출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준희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해 성장동력을 찾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세대 중개 플랫폼서 진일보
AI·빅데이터·VR 등 접목해
3D일조량 측정·조각투자도
코로나 이후 비대면거래 늘며
부동산사업 全영역으로 확장
IT인재 빨아들이는 블랙홀돼
판교서 인력 현장 스카우트도
# 창업을 준비 중인 20대 후반 남성 A씨는 창업 초기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공유오피스 공간을 찾고 있다. 일단 집 근처에서 일할 공간을 찾고 있던 그는 '집무실'이라는 오피스 제공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하고 관련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 앱에서 제공하는 서울·경기 여섯 곳의 체험 지점 중 경기도 일산점에 사흘간 체험 서비스를 신청한 그는 체험 후 만족스러우면 회원권을 구입해 장기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2010년대 초반 처음 등장한 프롭테크 서비스가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 사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사용이 친숙한 젊은 세대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사업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과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신사업 분야도 과거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서비스에서 최근에는 AI 기반 자산관리와 숙박공유, 3D 인테리어 서비스, 드론 기반 현장측량과 시공관리 등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012년 원룸·투룸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한 직방은 현재 빌라, 아파트, 상가·점포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2019년 시작된 모바일 모델하우스 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에 가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8~2020년 매출액이 400억원대에 정체돼 있어 중개 플랫폼으로서 시장 확대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알스퀘어, 밸류맵 등 그동안 시장 정보가 극히 부족했던 상업·업무용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중개 플랫폼 영역에 긍정적인 요소다.
인테리어·리모델링 분야에서는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키드로우'가 눈에 띈다. 소비자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D 설계도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3D로 전환해 보여준다. 또한 이 화면에서 가구들을 배치해 볼 수 있고, 관련 연계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국내 버티컬 플랫폼(특정 분야 상품만 취급) 1위 '오늘의 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경우 인테리어 제품과 시공 서비스 등을 주로 제공하고 있고 2020년 매출액은 759억원에 달한다. 건설·설계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건물 신축 시 예상되는 3D 이미지, 평면도, 사업성 등을 제공해 토지 개발 가치를 분석해주는 '스페이스워크'가 있다.
이 밖에 청소·방역·소독 등 건물 관리는 물론 반찬·조식 배달 등 각종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시오리빙'과 같은 기업도 생겨났다.
2018년 26개에 불과했던 프롭테크 기업 숫자가 작년 말 현재 284개로 10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서 인력과 돈이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모인 곳이 이 분야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한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사이에 수조 원에 달하는 투자 금액이 이 분야에 들어오자 기업들이 일단 자금과 인력부터 확보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견 프롭테크 기업 C사 최고기술책임자(CTO)인 K씨는 요즘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IT 대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로 출근한다. 판교 소재 유명 IT기업 로비에 있는 카페 등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영입 대상 리스트에 있는 타사 개발자가 잠깐 회사 밖으로 나오면 이들을 붙잡고 소위 '현장 스카우트'를 한다. K씨는 "신입 초봉이 5000만~6000만원에 달하지만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아 팀장에게 회사일을 맡겨 놓고 경쟁사나 대기업 경력자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프롭테크(Proptech) : '부동산(Property)'에 '기술(Technology·IT)'을 접목한 온라인 서비스를 가리킨다. 매물 검색과 부동산 중개 등 1세대 서비스가 최근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과 접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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