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걸파' 우승 턴즈 "포커페이스? 실제론 체할 정도로 긴장"

박세연 2022. 2. 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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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우승팀 턴즈 김나현, 조나인, 김채원, 송희수, 박난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제공|CJ ENM
결국, '턴즈가 턴즈했다'. 그들에게, 이 말 외에 어떤 표현이 달리 필요할까.

지난달 종영한 Mnet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고생 크루를 선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댄스 열풍을 이끈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스핀 오프 버전이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스우파' 후광으로 탄생했지만 10대 여고생들만의 순수한 에너지와 진심어린 열정에 힘입어 시청자들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열정의 레이스 속 모두가 주인공이었지만, 어느 곳에나 최종 승자는 있는 법. 빛나는 우승 트로피는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YGX의 턴즈(조나인, 김나현, 김채원, 송희수, 박난주)에게 돌아갔다.

최근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만난 턴즈는 우승이 실감나는지 묻자 "공식 스케줄이 끝나고 나면 사진을 찍으러 오신다거나 선물을 보내주시는데,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라 너무 신기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초반에는 진짜 너무 실감이 전혀 안 났는데 요즘은 스케줄 하면서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짧은 기간이 마치 몇 년 전 일처럼 추억이 됐는데, 그 여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승한 기쁨도 기쁨인데, 다 같이 함께 한 기쁨. 작가님들 PD님들, 모든 출연 여고생들의 기억이 새록새록하면서, 더 춤을 열정적으로, 더 사랑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박난주)

턴즈는 쟁쟁한 경쟁팀을 제치고 당당히 '스걸파' 1위에 올랐다. 경연마다 독보적,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만큼 유력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이들의 어쩌면 예견된 우승이었지만 가족, 친구 등 주위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저와 (김)나현이, (송)희수언니같은 경우, 실용무용과이다 보니 (친구들 사이엔) 현실적인 반응이 많았어요. 저도 방송이 처음이니까 어색할 때도 많았는데 그걸 굳이(!) 캡처해서 '왜 이렇게 했냐' '왜 너를 안 보여줬냐'는 반응이 오기도 했고요. 가족들의 경우, 저희 아빠가 제가 춤추는 걸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셨는데, 종일 영상을 틀고 제가 춤추는 걸 보고 계세요. 거실에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오징어 게임' 음악이 계속 들려서 환청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아빠가 방에서 무한재생 중이셨던 거였죠.(웃음)"(김채원)

"친척분들 중 제가 춤추는 걸 달갑지 않게 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춤 말고 다른 직업을 갖겠거니 하시기도 했는데, 제가 '스걸파' 나오고 우승까지 하니까 엄마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고 들었어요."(박난주)

턴즈는 `스걸파` 출전을 위해 급 결성된 팀이지만 일당백 이상을 해준 멤버들의 조화로운 퍼포먼스로 초대 우승자가 됐다. 제공|CJ ENM
비단 주위 사람들뿐 아니라 이른바 'K여고생'들의 '스걸파' 레이스는 톱스타들도 울고 웃으며 함께 했다. 방탄소년단 정국, 레드벨벳 예리 등 턴즈 멤버들의 스타들도 '스걸파' 그리고 턴즈의 무대에 열광했다. 송희수는 "우리가 응원하고 좋아했던 분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같이 무언가를 해보자고 하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스걸파' 붐이 꽤 컸구나 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턴즈는 이미 오랜 기간 팀으로 합을 맞춰온 다른 팀들과 달리 '스걸파' 출전을 위해 급히 결성된 팀이다. 당초 조나인, 송희수는 다른 멤버들과 '스걸파' 지원서까지 냈다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방송 직전 새롭게 멤버를 세팅, 현재의 턴즈를 꾸렸다.

"처음에 희수와 같이 '어떤 친구들을 섭외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팀의 방향성이라고 할까요? 성격도 순하고, 모든 장르, 어떤 미션이라도 다 소화할 수 있는 친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조나인)

그렇게 조나인, 송희수 외에 박난주, 김채원, 김나현까지 턴즈로 뭉쳤다. 박난주는 송희수, 조나인과 함께 과거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청소년 댄스 팀 에이유스로 합을 맞춘 사이. 김채원, 김나현은 서공예 후배로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함께 하게 됐다. 팀 구성에 대해 송희수는 "믿음이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도 너무 짧았기 때문에 호흡이 좋았어야만 했는데, 다섯 명이 합을 처음 맞췄음에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급조(?)된 드림(!)팀 턴즈는 어떤 각오로 '스걸파'에 임했을까.

방송 내내 "목표는 우승"이라며 다부지게 말해온 이들 역시 '스걸파'에 앞서 세상을 들썩이게 한 '스우파'를 보며 선배 댄서들이 '대세'로 떠오르는 과정을 가까이서 접한 만큼 순위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있었을 법 한 상황. 하지만 리더 조나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렇게 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되겠지' 혹은 '그렇게 되고 싶다'기보다는, 진짜 경쟁이었기 때문에 그런 건 1도 생각 안 하고 눈앞의 경쟁만 생각했어요. '스우파'에 나온 분들이 열어주신 길이 끊기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죠."(조나인)

저마다의 카리스마와 아우라 가득한 마스터들 앞에서도 긴장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그들이지만 "실제로는 체할 정도로 긴장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너무 무표정이니까, 무대에 집중한 걸로 보이는데, 사실은 너무 긴장해서 무표정이었던 거예요." 박난주는 "저희끼리 계속 떨면서도 '하던대로 즐기자'며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초긴장 상태로 섰던 무대들을 떠올렸다.

다섯 명 중 누가 제일 강심장인지 묻자 조나인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내가 강심장이어야만 했다"고 말을 이었다. "저도 많이 떠는데, 저까지 떨어버리면 안 되니까요. 완전 엄청 떨면서도 '하던대로만 해' '그냥 해' '그래도 틀리지 마'라고 하면서, (떨리는) 마음과 다른 말을 계속 해준 것 같아요."

`스걸파` 우승팀 턴즈가 춤에 대한 진심,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CJ ENM
예술의 경지로 꽃 피운 파이널 2차, 빌리 아일리시의 '유 슈드 시 미 인 어 크라운(you should see me in a crown)'에 맞춘 거미 퍼포먼스 당시도 떠올렸다. "파이널 땐 긴장할 만한 요소가 많았어요. 테크닉이 많았고, 무대에서는 잘 나왔지만 사실 연습할 때는 퍼펙트하게 된 적이 드물어서 '실수하지 말자'를 세뇌하면서 들어갔죠.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한 상태였어요."(송희수)

당시 무대에 대해 턴즈의 마스터이자 정신적 지주인 YGX 리정은 '여러분보다 조금 언니라는 이유로 여러분의 성장 과정을 할 수 있어서, 여러분의 마스터일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는 감동의 심사평을 남겼다.

우승 당시 리정에게서 어떤 격려를 들었는지 묻자 박난주는 "너무 울어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리정 마스터님은 그저 우리를 달래주기 바쁘셨다"며 배시시 웃었다.

어디 턴즈가 마스터들을 놀라게 한 무대가 파이널 뿐이었겠는가. 미션마다 기대 이상의 것을 해주며 모두를 놀라게 한 이들에게 마스터들은 그야말로 순도 100% 총천연색 호평을 쏟아냈다. 멤버마다 기억에 남는 칭찬을 꼽아달라 하자 저마다의 감상을 전했다.

먼저 박난주는 "원팀 미션 '오징어게임' 당시 효진초이 님의 코멘트가 인상적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효진초이님이 '가면을 썼는데도 말하는 것 같고 표정이 보였다. 가면을 쓰고도 그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코멘트를 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우리가 너무 원하고, 듣고 싶었던 코멘트였어요. 진짜 그 말씀을 들으니 너무 뿌듯했고, 턴즈(부심)가 차올랐죠."

"저는 '턴즈가 턴즈했다'는 말이 정말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 전엔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었는데, 3차 미션 하면서 '턴즈가 턴즈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턴즈 자체로 인정받은 느낌이 컸죠. 개인적으로 그 때가 가장 기분이 좋은 코멘트였어요."(김나현)

"저는, 1차 때 리정쌤이 '이 팀은 '스걸파'를 하기에 준비된 팀'이라는 말씀이 있었어요. 그 당시엔 이후의 미션을 하기 전이었으니까 그 말씀에 대한 증명을 해야겠다는 게 컸지만, 점점 미션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해왔구나, 이 기회를 잘 이끌어가면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저는 그 심사평이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조나인)

"저는 원팀 퍼포먼스 때 시미즈 샘이 저희 안무를 보고 '나도 저렇게는 못하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극찬이잖아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안무를 짰다는 게 뿌듯했고 기억에 남아요."(송희수)

"파이널 2차 미션 후 노제 마스터님이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걸이 된 것 같다'고 하셨을 때요. 끝났다는 게 벅차서 눈물이 났는데, 그 얘기를 듣고 너무 홀가분하게 다가왔어요."(김채원).

턴즈 멤버들은 `스걸파 턴즈` 아닌 `턴즈`로서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제공|CJ ENM
레이스 중 가장 경쟁심을 느꼈던, 혹은 턴즈가 꼽았던 우승 후보가 있었는지 묻자 송희수는 "특정 팀을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우리 것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 무대가 도전이었고, 도전에 최선을 다하자 생각했다"며 "솔직히 누군가와 경쟁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오직 미션, 오직 무대에 대한 생각 뿐이었던 3개월. 그토록 곤두섰던 상황조차 턴즈는, 즐겼다. 그리고, 해냈다.

"미션을 할 수 있었던 건, 같이 즐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춤 자체를 즐긴 것도 있지만, 함께 안무를 짜면서 즐겁게 아이디어를 냈고, 그 과정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조나인) "맞아요. 춤도 춤인데, 우리 다섯 명이 모여서 한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죠."(송희수)

턴즈에 대해 세간의 평가는 극찬 일색이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실력에, 깔끔한 안무, 신선한 아이디어, 야무지고 똑똑한 리더십에 개개인이 일당백 이상을 해주는 데서 나오는 시너지와 팀워크. 이 모든 게 완벽한 조화를 이뤄 턴즈를 '스걸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렇다면 턴즈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믿음과 배려, 꾸밈없는 모습을 꼽았다.

"저희 팀이 이렇게 뭔가 잘 끌고 왔던 건, 서로를 배려하는 것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진짜 큰 것 같아요. 믿음이 없었다면 그렇게 퍼포먼스를 짜지도 못했을 것 같어요. 서로를 리스펙트 했기 때문에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박난주)

"뭔가 꾸밈 없는 모습이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아요. 라운드마다 좋은 결과를 얻어냈지만 절대 자만하는 친구도 없었고 안주하는 친구도 없었어요. '우리 잘 하니까' 이런 것보다는, 미션이 끝나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죠. 그런,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고 꾸밈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조나인)

턴즈가 '스우파' 마스터들의 무대를 꿈을 키웠듯, 어디선가 지금의 턴즈를 보며 꿈을 키워나갈 어린 친구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조심스럽게, 나름의 생각을 조리있게 들려줬다.

송희수는 "나는 부모님이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지원해주시는 편이라 이걸(춤)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제지당한 적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철저히 준비했다"며 "믿음에 부응할 수 있게 노력했고, 그만큼의 결과물을 보여드리니 엄마 아빠도 더 좋아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나인 역시 부모님의 심적 지지를 받았지만 "부모님의 서포트가 있다고 무조건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결과로서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또 김나현은 "댄서를 꿈꾸는 자녀들에게 무조건 반대만 하시진 않았으면 좋겠다. 왜 춤을 추고 싶은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더 깊은 대화를 나눠보시면 좋지 않을까"라는 말로, 댄서 꿈나무들을 위한 조언을 대신했다.

인터뷰 말미, 이들은 향후 턴즈의 진로, 그리고 각자 '댄서'로서 갖고 있는 각오에 대해서도 다부지게 밝혔다. 김채원은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 주어진 기회들을 해나갈텐데,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실 '스걸파'를 위해 결성됐기 때문에 방송을 위해 퍼포먼스를 만들기도 했는데, 좀 여유가 생기면 우리 턴즈만의 퍼포먼스를 꼭 만들어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조나인 역시 "턴즈가 '스걸파' 때 반짝 했던 턴즈가 아니라, 그냥 턴즈로서 오래 기억에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대 때는 조금 생각없이 도전하고 부딪치고 그랬다면 20대 때는 좀 더 똑똑하고 대단하고 큰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박난주는 "개인적으로는 춤으로서 더 다양한 장르, 성장할 수 있는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턴즈로서는 "'스걸파'를 하면서 만나 아직 서로 알지 못하는 부분도 많으니 서로 더 이야기하면서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희수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자'는 좌우명처럼, 앞으로 맞이할 나날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고, 김나현은 "올해 고 3이라 가장 가까운 목표는 입시"라면서도 "조금해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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