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매탄소년단 뉴페이스 구민서의 첫 인터뷰, "저는 말이죠.."

김유미 기자 2022. 2.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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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남해)

그 유명한 '매탄고 10번'? 아니다. 매탄고 출신 준 프로 선수? 그것도 아니다. 이런 저런 타이틀은 없지만 수원 삼성이 '매탄소년단' 차기 에이스로 점찍어둔 신예가 2022시즌부터 빅버드(수원 월드컵경기장)를 누빈다. 수원 U-18 유스 매탄고 졸업 후 수원으로 직행한 공격수 구민서다.

2002년생, 올해로 21살이 된 그는 수원에서 한 살 터울 강현묵부터 11살 많은 민상기 등 매탄고 선배들의 뒤를 따르며 발전 중이다. 중학생 시절,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당한 큰 부상으로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베스트 일레븐>이 마침내 '매탄이'에서 당당한 수원의 푸른 전사가 된 구민서를 수원의 전지훈련지 남해에서 만났다.

구민서는 프로 진출 후 미디어와 인터뷰가 처음이라고 했다. 뻣뻣한 자세로 맞은 편 의자에 착석한 모습이 영락없는 신인이었다. 그럼에도 조곤조곤 이야기를 늘어놓는 얼굴에는 명랑함과 총기가 돌았다. 분위기를 풀 겸 '언제 프로가 된 걸 실감했나'라고 묻자 "딱 계약서 받는 날이요. 그때 가장 실감이 났던 거 같아요"라고 웃어 보이면서 "같이 훈련을 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가장 나이가 많은 (염)기훈이 형은 형이라고 하기에 조금 어렵기도 해요. 오늘 처음으로 저녁을 같은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음식을 떠주시더라고요. 어쩔 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원은 동계 훈련 중 여러 차례 연습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프로 레벨에서 뛰어 본 소감으로 구민서는 "공격수이니까 프로 형들 압박이 확실히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는 따라갈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아직 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또 그로닝 선수나 (오)현규 형 보면 몸싸움이 세더라고요. 그런 것도 필요하다 느껴서 많이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프로로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짚었다.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준 프로 계약에 근접했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반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마침내 프로로 입단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원래 제가 알기로는 전반기 때 준 프로 계약을 할 수 있었어요. 3월 말에 발목 부상을 당해서 늦춰진 것 같아요. 지금은 괜찮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발목 부상을 당하기 이전에 더 큰 부상도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십자인대를 다쳤는데, 수술을 받아야 했을 만큼 그 정도가 심했다. 재활에 매진하느라 중학교 1년을 유급했고, 구민서는 동갑내기 정상빈보다 한 해 늦게 프로에 입성했다. 성장판을 건드리는 수술이었기에 자칫 성장이 멈출 우려도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 길쭉한 공격수가 됐다. "성장판을 뚫고 하는 수술이라고 들었어요. 그때 키가 171㎝였거든요. 더 안 클 수도 있다고 해서 기대를 안 했죠. 그런데 많이 먹고 잘 잤더니 184㎝ 정도까지 큰 것 같아요."

아직까지 구민서라는 선수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그에게 자세한 '자기소개'를 요청해봤다. "제가 프로에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가 골을 잘 넣어서라고 생각해요. 골을 잘 넣고, 뒤로 뛰는 움직임이 좋아서 상대 라인을 무너트릴 수 있는 선수예요. 그리고 수비 가담도 되게 열심히 하고요. 스트라이커도 봤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곽희주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때 중앙 수비 해보겠느냐고 해서 중앙 수비도 봤어요."

K-음바페로 이름을 떨친 정상빈처럼 얻고 싶은 별명이 없는지 묻자 구민서는 "레반도프스키 선수랑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평소 스타일은 간결하게 원투 터치로 공을 주면서 하는 플레이를 해요. 그 다음 침투를 많이 해서 쉽게 넣는 스타일인 것 같고요. 사이드로 나갈 때에는 크로스도 올려주고요"라고 적극적인 자기 PR에 나섰다.

공격수로 뛰는 그에게는 많은 롤 모델들이 곁에 있다. 매탄고 시절 포스트 김건희를 꿈꿨던 구민서는 "(김)건희 형에게서는 골 관리라든가 골문 앞에서 간결한 게 보여서 그런 걸 많이 닮고 싶어요. 또 (강)현묵이 형도 닮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 드리블로는 '짱' 먹던 형이거든요. 테크닉을 많이 닮고 싶어요"라면서 여러 매탄고 출신 형들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매탄고 주장으로도 활약했던 구민서는 현 수원 주장 민상기를 보며 또 한 번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확실히 '내가 팀을 잘 못 이끌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헌신을 많이 하시는 스타일입니다. 또 후배들이 정신을 못 차릴 때마다 쓴소리도 많이 해주세요. 그래도 칭찬을 더 많이 해주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주셔서 부담이 많이 덜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선수로는 이기제·한석종을 지목했다. 또 미드필더 정승원과 사리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이드에서 뛰는 (이)기제 형이나 가운데로 찔러줄 수 있는 (한)석종이 형과 잘 맞을 것 같아요. (정)승원이 형은 오늘 딱 봤는데, 와, 너무 잘생겼더라고요(웃음). 이 생각이 먼저 들었고, 수원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찾아봤는데 '볼줄'이 좋아서 형이랑 친해지면 많이 공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리치는 제가 고등학생 때 수원에서 뛰었거든요.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시즌에 수원에 다시 오게 돼서 기뻤습니다."

매탄소년단에 합류하게 된 구민서는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워요"라고 말했다. 동갑내기 정상빈과 매탄고 선배 강현묵이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구민서는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경기장에 들어가면 잘 해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U-22세 룰이 있다 보니까 기회가 많이 오잖아요. 욕심은 많은데 경쟁자가 세니까, 한 번 기회가 올 때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죠. 저는 다른 것 말고 골 넣는 거, 그게 진짜 제 장점이에요. 고 3때 30골인가 넣었어요. 전반기에는 다쳤고 후반기에 마지막 20경기인가 18경기에서 30골이었을 거예요"라고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또 한 번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올 시즌 프로 데뷔 시즌을 맞이하는 구민서의 목표는 '10경기' 그리고 '5골'이다. 도움은 3개 이상을 예상했다. 프로 첫 해 엄청난 활약으로 '매탄소년단'의 중심이 됐던 친구 정상빈처럼, 구민서 역시 그 중심에 설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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