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동부 1위 시카고의 숨은 원동력, '아요 도순무'가 있다

서호민 2022. 2. 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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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올 시즌 시카고 불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던 시카고는 3일 현재(한국시각), 동부 컨퍼런스 1위(32승 18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올 시즌 리그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시카고는 론조 볼과 알렉스 카루소 등 주축 가드 자원이 각각 무릎, 손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FA 계약을 체결하며 시카고로 이적한 볼과 카루소는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시카고 가드진을 이끌었다.

본래 수비에 강점을 보였던 볼은 3점슛 성공률을 42.3%까지 끌어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3&D 자원으로 거듭났고, 카루소 역시 뛰어난 수비력과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시카고에 없어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냈다.

둘의 공백으로 시카고에게 위기가 올 거라 예상됐지만, 두 선수의 빈자리는 생각 외로 크지 않았다. 신인 아요 도순무가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카고의 상승세엔 도순무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도순무는 올 시즌 정규리그 46경기에서 평균 7.7점(FG 53.1%) 2.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볼과 카루소의 공백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이후로는 볼륨 스탯이 더욱 크게 상승했다. 도순무는 최근 시카고가 치른 10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평균 12.7점(FG 55.7%) 4.7리바운드 6.5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도순무의 진정한 가치는 기록이 아닌 바로 ‘허슬’과 ‘수비’에서 드러난다. 193cm 91kg의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도순무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과 수비로 백코트 파트너 잭 라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실제로 도순무는 최근 제이슨 테이텀, 트레이 영, 브래들리 빌 등 정상급 스코어러들과 매치업 되는 등 올 시즌 에이스 스토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올 시즌 도순무는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디펜시브 레이팅(DRtg) 114를 기록 중이다)

*도순무 상대 에이스 수비 시 기록(최근 2주 기준)
제이슨 테이텀(BOS) – FG 30%(4/13), 3실책
트레이 영(ATL) – FG 22%(2/9), 2실책, 2블록
캐리스 르버트(IND) – FG 22%(2/9), 2실책
브래들리 빌(WAS) – FG 25%(2/8), 2실책, 1블록
크리스 미들턴(MIL) – FG 33%(2/6)
콜 앤써니(ORL) – FG 20%(1/5)

또한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쉽게 리바운드를 할 수 있도록 격렬한 박스아웃까지 서슴지 않는 등 보이지 않는 ‘마당쇠 역할’을 자처하며 시카고의 경기력에 에너지를 더하고 있다.

또, 도순무는 전과 달리 볼 핸들러와 경기 조율의 전권을 도맡아 시카고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어시스트 수치에서도 드러나듯이, 허슬과 수비에 패스라는 선택지를 추가하면서 위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득점의 순도도 높다. 공격 기술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캐치 앤 슛이면 캐치 앤 슛 등 외곽슛에서도 쾌조의 슛감을 뽐내는 등 시카고의 외곽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도순무의 최근 10경기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5.7%(평균 1.6개 성공)에 육박하고 있다. 대학 시절, 3점슛이 약하다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저평가 받았지만, 그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5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전에서는 3점슛 4개 포함 24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직전 2일 올랜도 매직전에서는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클러치 3점슛을 터트리며 공격력을 한껏 뽐내기도 했다. 

#2021-2022시즌 아요 도순무 3점 성공률 분포도

무엇보다 도순무는 팀 내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도순무는 일리노이 대학 시절, 학교 최고 스타로 명성을 떨치는 등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정작 드래프트에서는 평가 절하되면서 높은 순위에 지명받지 못했다. 그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도순무는 지금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시카고 불스의 빌리 도노반 감독은 "우리가 도순무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플레이적인 부분보다는 그의 평소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는 매사 팀을 먼저 생각하며 동료들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헌신한다. 또, 그는 항상 과거와 현재의 일에 얽매이지 않고 다음 일을 준비한다. 이게 바로 젊은 선수들이 가져야 할 자세다. 그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말로 도순무를 극찬했다.

이처럼 도순무는 빠르게 시카고의 농구 시스템과 문화에 적응하며 2021-2022시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리고 있다. 도순무가 시카고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카고 성골 출신이기 때문이다.

美 현지에서는 도순무가 올 시즌 최고 스틸픽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상황. 볼과 카루소의 부상 이탈로 찾아온 기회를 잡은 도순무가 앞으로도 계속해 발전할 수 있을지, 남은 시즌 도순무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시카고 불스의 에너자이저, 아요 도순무 프로필
: 2000년 1월 17일 미국 태생, 193cm 91kg, 슈팅가드, 일리노이 대학출신
: NBA 라이징 올스타(2022)
: 2021-2022시즌 정규리그 46경기 출장 평균 7.7점 2.7리바운드 2.3어시스트 FG 53.1% 3P 43.2% 기록 중
#사진_AP/연합뉴스, NBA미디어센트럴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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