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닭, 오늘은 치킨이닭"..한 때 이랬던 배그의 추억, 되살리려면

이동우 기자 2022. 1. 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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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IT
/사진=머니투데이DB

ID 'johnber_gazua'(존버가즈아)
최고 등급 플래티넘(2019년 카카오)
최다킬 스쿼드 14킬, 솔로 9킬

한때 누구보다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고 즐긴 게이머였다. '이겼닭, 치킨이닭'이라는 허무한 문구를 보기 위해 하루 몇시간씩 초집중 모드를 유지하며 거북목을 감수했다. 2017년 스팀 얼리엑세스 시절의 웅장한 BGM을 들으면 여전히 가슴이 뛴다.

배그에서 멀어지게 된 계기는 중국산 '핵'(비인가 프로그램)이었다. 30분째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가 어디서 날아온 지도 모르는 총알에 죽고나면 다시는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게이머들은 하나 둘 배그를 떠났고, 기자도 자연스럽게 배그를 멀리하게 됐다.

최근 크래프톤이 배그를 무료로 풀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다시 해봐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스팀과 카카오에서 각각 구입해 약 7만원을 썼음에도 억울한 마음은 없었다. 좋은 추억이 남았으니, 담담히 응원할 뿐이었다. 마치 전 여친을 대하는 자세랄까.

뉴스테이트 부진에 무료 공개도 '반짝', 배그 IP 힘 빠졌다
/사진=크래프톤
이달 초 무료화 직전 배그의 동시접속자 수는 30만명 수준으로 전성기인 2018년 324만명의 10분의 1에 그쳤다. 무료 전환 첫날 66만명이 동시접속 하기도 했지만, 다시 이용자는 감소 추세다. 크래프톤의 극약 처방에도 출시 5년이 지난 배그 IP(지식재산권)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배그: 뉴스테이트' 부진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된다. 뉴스테이트는 출시 한 달 만에 4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텐센트가 제작한 중국판 '화평정영'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뉴스테이트의 올해 매출 추정치를 5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배그는 전 세계적인 흥행작이지만 배틀로얄(최후의 1인만 승자가 되는 시스템) 게임의 특성상 스토리 라인이 강하지 못하다.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 나는 FPS 특유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현실성을 극대화 하다 보니 캐릭터나 스토리 등 배그 특유의 IP를 강조할 만한 것이 많지 않아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우리사주 손실에 신규 예수금 납입, 다음달 물량 빠질수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사진=크래프톤
최근 크래프톤이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결국 근본 원인은 배그의 IP 경쟁력 약화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공개(IPO) 당시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과 비교할 정도로 IP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후 공개한 배그 IP 활용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 웹툰 등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한때 58만원을 넘었던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28일 기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44% 이상 빠진 상태다. 우리사주 손실액도 1인당 5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자신 있다"고 직원들을 달래기도 했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한국증권금융에서 우리사주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임직원을 위해 신규 예수금을 납입, 추가 담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2대 주주인 텐센트 등 보호예수 물량 14.2%가 다음달 10일부로 해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배그가 '원게임 리스크'로…결국은 신작+신사업
업계에서는 결국 크래프톤이 신사업과 신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크래프톤은 올해 언노운 월즈의 신작 '프로젝트M'과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을 선보인다. 앞서 출시한 탑다운 슈팅 장르 '썬더티어원'은 동시접속자가 수백명에 불과하는 등 부진한 상태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27일 신기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화된 웹(Web)3.0,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딥러닝과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VR(증강현실)도 살핀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게임에 대한 즐거움과 도전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제작 프로그램 '더 포텐셜'(The Potential)도 도입했다. 간소화된 개발 심사 과정을 거친 소규모 팀이 1년간 빠르게 이용자 테스트와 게임성을 검증한다. PC·모바일 외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게임도 제안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그간 '원게임 리스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뉴스테이트의 부진으로 원게임 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크래프톤 배그 말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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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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