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공용어' 트래킹 데이터..KBO, 통합 논의 본격화

김경학 기자 2022. 1.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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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트래킹 데이터 장비 ‘트랙맨’이 한 고교 투수의 투구를 측정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현대 야구는 ‘데이터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신 장비를 통해 측정한 공의 회전 수·체감 구속·타구 속도·발사 각도 등 수치화 된 트래킹 데이터는 선수 선발뿐 아니라 경기 중계 등 여러 방면에 활용되며 ‘세계 공용 지표’, ‘세계 공용어’로 불린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사무국이 주도해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을 운영·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각 구단별로 수집·운영하는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17일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BO는 트래킹 데이터 측정·수집·장비 등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KBO리그에 트래킹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활용된 것은 2010년대 후반부터다. 삼성이 2018시즌 ‘트랙맨’을 도입했고, 2019시즌부터 급속히 확산됐다.

현재 KBO리그에서 활용 중인 트래킹 데이터 측정·수집 장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레이더’를 기반으로 하는 장비와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장비다. 레이더 기반 장비로는 ‘트랙맨’이 대표적이고, 영상 기반 장비로는 투구·타구 추적에 특화된 ‘PTS’와 수비·주루 추적에 특화된 ‘FTS’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202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레이더 기반 장비인 ‘플라이트스코프’를 사용하던 KIA가 올 시즌부터 영상 기반 장비인 ‘호크아이’를 도입하기로 하며 장비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있다. 테니스·축구·배구 등 종목에서 인·아웃을 판정하는 데 주로 사용되던 호크아이는 2020시즌부터 MLB 공식 트래킹 데이터 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테니스 경기 판정에 사용되는 호크아이(왼쪽 아래)와 메이저리그에 적용될 호크아이 시스템(오른쪽 위). 호크아이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면 레이더 기반과 영상 기반 중 어떤 것이 더 나을까. 현장에서는 우열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고, 각 구단 전략분석팀·코칭스태프·선수들의 선호에 따라 갈린다고 전했다. 한 구단 전략분석 관계자는 “레이더나 영상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레이더 기반으로 하는 ‘트랙맨’도 영상 측정이 가능한 형태로 최신 버전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해 어떤 게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레이더와 영상 기반 장비 둘 다 사용하는 구단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래킹 데이터 장비가 점차 다양화하는 가운데 KBO는 이르면 2023시즌부터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그리고 있다. KBO는 10개 구단 통합으로 트래킹 데이터 장비와 서버 등을 구축·운영하면 비용 측면에서 절감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팬들의 접근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MLB나 일본 프로야구(NPB)에 비해 KBO는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라며 “데이터 관련 장비나 소프트웨어는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개별 구단이 업체와 접촉하는 것보다 KBO리그로 통합한다면 가격 경쟁력 등 여러 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각 구단들의 복잡한 이해 관계 속 KBO가 통합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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