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는 샴푸일 뿐?.. 탈모 샴푸 찾는 사람들
[편집자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공식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에 탈모로 고민이 큰 이들과 관련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탈모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현재 치료제, 삼푸, 화장품 등 탈모 관련 국내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추정된다. 전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8조원에 달하고 2028년까지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탈모 질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탈모 질환자는 23만여명. 이 중 2030세대가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젊은 층의 탈모인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탈모 질환자와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만 탈모인이 1000만명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탈모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 측의 공약 검토에 대해 ‘포퓰리즘’이란 비판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란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탈모시장의 현재와 전망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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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탈모 증상으로 입원·외래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3만4780명이다.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기준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원형탈모증, 안드로겐탈모증, 흉터탈모증 등 일부 병적인 탈모증 환자들만 이 정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노화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인은 제외된다. 업계에선 탈모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까지 고려하면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탈모 샴푸의 타깃층은 탈모 인구를 넘어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포함된다. 두피도 피부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머릿발’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늘면서 기능성 탈모 샴푸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약 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탈모 샴푸 시장에선 ▲TS트릴리온의 ‘TS샴푸’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트릴리온의 대표 제품인 ‘프리미엄 플러스 TS샴푸’는 ▲비오틴 ▲나이아신아마드 ▲징크피리치온 ▲판테놀 등 탈모 증상 기능성 성분을 포함한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특허성분을 더해 모발과 두피를 관리해준다는 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라보에이치 대표 제품인 ‘탈모 증상 완화 두피 강화 샴푸’는 1회 사용만으로 초미세먼지 99.8%, 두피 유분량 86.7%, 두피 각질량 32.1%를 제거하고 두피 수분량 81.9%와 모발 윤기·탄력·볼륨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고 아모레퍼시픽은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두피스킨연구소 관계자는 “6주 사용 시 실제 빠지는 모발 수가 67.6% 감소하는 것도 인체 적용 실험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닥터그루트는 개인의 모발과 두피 타입에 따라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탈모 전문 브랜드다. 전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으로 보고 완료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라인의 경우 35~59세의 탈모 고민이 있는 남녀 6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100%가 모발 빠짐 개선 효과에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제약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현대약품은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제품인 ‘마이녹셀’을 선보였다. 샴푸와 앰풀로 구성된 두 제품 모두 특허받은 탈모 기능성 성분인 ‘돌콩배아추출물’과 현대약품이 특허성분 3종을 포함해 독자 조성한 ‘마이녹셀 콤플렉스’ 10%를 함유했다.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터는 6주 동안 만 30~60세 미만의 성인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마이녹셀에 대한 효과를 측정했다. 탈락 모발 수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4주 후에는 40.9% 감소, 6주 만에 68.2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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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탈모 치료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김기연(가명·31)씨는 탈모에 관련된 제품이라면 안 써본 것이 없을 정도다. 김씨는 두유를 고르더라도 검은콩 제품을 고른다. 매일 쓰는 샴푸라면 당연히 탈모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탈모 샴푸는 샴푸일 뿐 치료제가 아니다. 특히 유전성 탈모의 경우엔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이 디하이드로테스테론으로 변하면서 모낭세포를 위축시키고 모발 성장주기를 단축시켜 발생한다. 이런 과정을 차단해야 탈모를 막을 수 있지만 탈모 샴푸는 여기에 큰 효과가 없다.
하지만 탈모인들이 탈모 샴푸를 찾는 이유는 김씨와 같은 마음이다. 두피 건강부터 개선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겠다는 것. ‘나도 혹시’를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탈모 샴푸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탈모 샴푸가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탈모 방지의 첫걸음은 두피 건강이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탈모 방지 기능성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엘-멘톨 ▲살리실릭애씨드 ▲징크리피치온 등이다. 식약처는 이 중 ▲덱스판테놀 0.2%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멘톨 0.3%를 함께 함유했거나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리피치온액(50%) 2%를 함유한 샴푸를 탈모 완화 기능성 제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내 탈모 샴푸 제조사들은 이들 성분이 손상된 모발과 모낭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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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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