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피하자" 딱 29가구만 꼼수 분양

정순우 기자 2022. 1. 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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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성지·반포 푸르지오 등 서울 리모델링 아파트에 확산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중소형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29가구 분양’이 확산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가 30가구부터 적용된다는 점 때문에 분양 가구 수를 더 늘릴 수 있는 단지들도 딱 29가구만 분양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299가구)는 리모델링을 해 42가구를 늘리려다가 29가구만 늘려 분양을 하는 것으로 최근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 역시 리모델링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푸르지오(237가구), 동대문구 답십리동 신답극동아파트(225가구), 강동구 고덕동 배재현대(448가구)도 모두 29가구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면 기존 가구 수보다 15%까지 주택 수를 늘릴 수 있다. 이 단지들 역시 30가구 이상, 많게는 60가구 넘게 분양할 수 있는데도 29가구만 분양하는 것이다.

리모델링에 나선 이 단지 주민들이 한결같이 29가구 분양을 선택한 것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관리가 30가구 이상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분양가 규제를 받아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에 분양하느니 분양 규모를 줄이더라도 제값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에서 분양가 규제를 적용받으면 시세의 60~70% 수준으로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나 홀로 아파트인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은 29가구만 분양하면서 초고가 분양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평(약 3.3㎡)당 분양가가 5200만원으로, 역대 분양 최고가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5273만원)에 버금가는 배짱 분양가였다. 하지만 이 같은 초고가 분양에도 최근 서울 아파트 공급이 워낙 적은 탓에 경쟁은 깜짝 놀랄 정도로 치열하다. 송파 더 플래티넘의 경우에도 29가구 모집에 7만명 넘는 사람이 몰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 관련 규제를 전혀 적용받지 않아서 전국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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