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에 무슨 일이.. 해남 양봉농가서 수백만마리 증발 미스터리

조홍복 기자 2022. 1. 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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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한 양봉농가 농민이 꿀벌이 사라진 벌통을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전남 해남군 양봉 농가에서 수백만 마리의 꿀벌이 폐사하거나 한꺼번에 사라져 관계기관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5일 해남군과 해남양봉협회 등에 따르면 해남지역 양봉농가에서 키우는 꿀벌이 집단 폐사하거나 월동을 앞두고 사라졌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0곳 농가가 피해 신고를 했다.

해남에서는 마산면 상등마을 등에서 82곳 양봉농가가 2만여통에서 벌을 키운다. 5곳 농가는 80% 이상, 나머지 5곳 농가는 50% 이상 폐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12월 이후 피해 농가 대부분은 벌통 속 벌 자체가 아예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는 벌들이 원인 모를 이유로 벌통을 떠나 어디론가 이동하다 겨울철 낮은 기온 탓에 전부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12월과 1월에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꿀벌은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휴식기에 들어간다. 식량만 남겨놓고 벌통에서 집단으로 사라지는 사례도 이어져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해남양봉협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병해충의 후유증으로 생각해 여러 처방을 해 봤지만 원인을 모르겠다”며 “아직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해 농가들이 모두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 한 양봉농가 농민이 꿀벌이 사라진 벌통을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꿀벌 집단 폐사로 지난해 양봉농가의 꿀 생산은 평년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양봉 농가들이 가입한 가축재해보험은 부저병 등 2개 항목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한 농민은 “보통 벌통 1개에서 20㎏의 꿀을 생산했지만 지난 2년간 5~8㎏의 꿀만 생산하는 등 평년의 25~30% 수준에 그쳤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꿀벌이 아예 사라졌다”고 말했다.

해남군 등은 지난 9월 검사를 의뢰해 폐사 원인을 부저병으로 판명했다. 하지만 집단 폐사가 이어지자 시료채취를 확대해 동물위생시험소에 다시 의뢰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는 1주일 정도 걸리는데, 바이러스의 변성으로 인한 집단 감염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동면 시기에 따뜻한 날이 많아 질병이 더 크게 확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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