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 '문화말살 훈육' 과거 책임진다

윤지로 2022. 1. 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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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가 원주민 아동을 학대한 과거사와 관련해 37조원이 넘는 보상금을 내놓기로 했다.

캐나다 정부는 15년 가까이 보상 합의를 거부하며 원주민 측과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지난해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수백구가 무더기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물살을 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원주민 어린이 보상금 등으로 모두 400억 캐나다달러(약 37조7000억원)를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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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강제수용 15년간 법정공방
원주민들에 37조원 보상금 합의
캐나다 밴쿠버의 시민들이 2021년 9월 30일(현지시간) 첫 '진실과 화해의 날'을 맞아 축하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밴쿠버=신화연합뉴스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 아동을 학대한 과거사와 관련해 37조원이 넘는 보상금을 내놓기로 했다. 캐나다 정부는 15년 가까이 보상 합의를 거부하며 원주민 측과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지난해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수백구가 무더기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물살을 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원주민 어린이 보상금 등으로 모두 400억 캐나다달러(약 37조7000억원)를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선진국 정부가 원주민 보상금으로 약속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액수라고 전했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1800년대 말부터 약 100년 동안 원주민 어린이를 부모에서 떼어낸 뒤 기숙학교에 집단 수용했다. 캐나다 사회와 동화시키겠다는 명목으로 원주민 언어와 문화를 없애는 데 주력했고, 이 과정에서 신체적·성적 학대가 벌어지기도 했다.

원주민 단체는 2007년 어린이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정부는 잘못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보상에는 합의하지 않아 공방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런데 지난해 가톨릭 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수백구가 발견되면서 합의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공식 사죄하면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21년 6월 1일(현지시간) 오타와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방문해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집단 사망한 어린이들을 애도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보상금 400억 캐나다달러 가운데 200억 캐나다달러는 피해 어린이에게 돌아간다. 1991년 4월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부모와 떨어져 보육시설이나 기숙 학교에서 지낸 원주민 아동 11만∼21만명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원주민들은 캐나다 정부의 차별적 복지로 원주민 가족이 아이를 직접 기르기를 포기하고 보육시설에 맡기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중 원주민 비율은 8%가 채 안 되지만, 보육시설 내 원주민 아동은 52%에 달한다.

이들이 문제 삼는 차별적 보육 체계 개선에도 5년에 걸쳐 200억 캐나다달러가 지급된다. 원주민 단체 대변인인 신디 우드하우스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원주민 어린이에게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는 오늘을 위해 우리는 아주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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