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냐 생존권이냐"..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촉각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오는 31일 발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연장 여부에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에 따른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견해인 반면 지난 2년간 반복돼온 영업제한에 이어 연말 대목까지 포기한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37명이다. 최근 2~3주 동안 하루 70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잇따랐던 상황을 고려하면 확산세는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4차 유행이 감소세 초입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자엽업자들은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확진자 1만명이 넘어도 위드코로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했던 정부가 말을 바꾼 것"이라며 "확진자 수가 줄고 있는 만큼 거리두기 완화 역시 고려해야 한다.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화성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도 "새해부터는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생겼으면 한다. 확진자 발생 원인이 자영업·소상공인에게만 있는 게 아닌데, 제재는 우리에게만 가해진다. 제발 먹고살게좀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자영업자 단체는 거리두기 연장 카드를 놓고 고민하는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았다.
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의 민상헌 공동대표는 "정부가 자영업자들한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공동대표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은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데 자영업자에게만 책임을 강요하면서 손실보상금은 쥐꼬리만큼 주고 있다"며 "정부가 영업시간·모임인원 등 제한을 완전히 풀고 손실도 100%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자총은 내년 1월4일 집단 휴업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31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와 별개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도 "전국 총궐기는 물론 정부 조치에 불응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감내할 범위를 넘어섰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 약속을 믿었는데,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 상황에 접어든 만큼 확실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거리두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향후에 방역 과정에서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지만, 2022년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 2022년 1월까지는 거리두기를 계속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중증환자 병상 등 의료체계를 점검하고, 겨우 감소세로 돌아선 코로나19 상황을 더 안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제 겨우 확진자가 줄고 있는데, 바로 거리두기를 풀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며 "당분간 거리두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30일 오전 최재천 민간공동위원장 주재로 제6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반적인 코로나19 위험 지표가 좋아졌지만 우려 요인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 위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될 것을 대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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