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영남알프스 은화', 메달로 바뀌자 등산객들 뿔났다

김주영 기자 2021. 12. 26. 18: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를 다 오른 등산객에게 주기로 한 기념은화를 은메달로 바꾸면서 구청 홈페이지와 등산객 커뮤니티 등에 “뒤에 받는 사람들이 뭐가 되냐”는 등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울주군은 26일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를 완등을 인증한 등산객에게 주어오던 6만 5000원 상당의 기념주화를 내년부터 4만원 상당의 기념 메달로 바꿔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남알프스는 울주군과 경북 경주시·청도군, 경남 밀양·양산시 등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9개 산으로 이뤄져 있다. 울주군은 이중 7개 산이 걸쳐져 있다.

울주군은 울주를 찾는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올해 1월부터 9개봉 완등을 인증한 등산객에게 6만 5000원 상당의 무게 31.1g, 순도 99.9% 이상 은화를 줘왔다. 그러나 당초 연간 1만명 정도로 예상했던 완등자가 실제로는 예상치를 훌쩍 넘어 지난 20일 기준 3배가 넘는 3만 2000여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울주군은 올해 완등자 중 이미 은화를 지급한 1만명을 뺀 나머지 등산객에겐 은화와 같은 가격의 메달로 지급하고 내년부터는 4만원 상당의 메달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울주군은 “나머지 완등자 2만여 명에게도 올해말까지 은화를 줄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기념은화는 일종의 화폐와 비슷해 제작 절차가 까다롭고 제작을 한정된 업체만 할 수 있는 등 문제가 있어 메달로 바꾸게 됐다”면서 “의회 등에서 예산 대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을 해 내년부턴 제작비도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이 올해 영남알프스 9봉을 완등한 참가자들에게 지급한 은화의 뒷면. /하이페리온골드 제공.

그러자 군청 홈페이지와 등산객 커뮤니티 등에 “같은 값이라도 은화와 메달은 다르다”, “사람 차별 하나” 등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26일 군 홈페이지에 글을 쓴 민모씨는 “먼저 받은 사람은 은화를 받고 나머지는 메달을 준다는데 뒤에 받는 사람들은 뭐가 되냐”며 “똑같이 지급해 달라”고 했다. 지난 23일 글을 쓴 정모씨도 “전국민에게 은화를 홍보해 대박친 울주군이 이제와서 메달을 준다고 배짱부린다”며 “멀리서 찾아온 등산객을 우롱한 것”이라고 썼다.

9봉을 완등한 울산 중구 주민 김모(45)씨는 “은화를 받으면 아들에게 선물하려 했는데 갑자기 메달을 준다고 해 어이가 없다”며 “희소성 있는 은화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져 메달과는 다른데 군청 측이 눈 가리고 아웅하려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