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택 사장 "집값 하락땐 '깡통전세' 보증사고 ↑..리스크 관리 만전"

박종홍 기자 2021. 12.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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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임대사업자에 대한 가입조건 완화 검토"
"디지털 전환 추진..보증심사에 AI·빅데이터 도입"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 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내년도 '깡통전세' 리스크에 대해 "매매가격이 하락하면 보증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연말을 맞아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깡통전세 불안감으로 보증실적이 증가해왔으며, 매매가격을 부풀려 보증에 가입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를 진행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깡통전세 리스크에 보증실적·사고 금액↑…공시가 적용 등 조치

깡통전세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보다 높은 주택을 의미한다.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때 이를 대신 갚아주는 HUG 입장에서 깡통전세는 리스크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규모는 해마다 증가했다. 2019년 30조6444억원이었던 보증 실적은 2020년 37억2595만원으로, 올해는 11월까지 46조9577억원으로 늘었다. 미반환 사고 금액 역시 같은 기간 3442억원, 4682억원, 5048억원으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HUG 입장에선 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인 셈이다.

권 사장은 "매매가격을 부풀려 보증에 가입하는 사례를 예방하고자 주택 가격 산정 시 매매가격보다 공시가격을 우선 적용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허위 계약을 체결해 매매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높이고 임차인에게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등 사기 사례가 이어졌는데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유의해야 하는 사항들을 홍보하고, 전세사기 예방센터도 구축해 전세사기 사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임대사업자 부채비율 높아도 가입 허용 추진"

HUG는 보증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코로나19으로 인한 대국민 지원은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기존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여건을 낮춰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권 사장은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나 임대보증금보증의 보증료를 70~80% 정도로 대폭 할인했다"며 "개인채무자 지연배상금도 40~60% 감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65만 가구가 3140억원의 보증료를 할인받았다. 같은 기간 개인채무자 1758명은 26억7000만원 정도의 지연배상금을 감면받았다.

보증료 할인은 당초 한시적 조치였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HUG의 보증료 할인도 계속해서 연장됐다. 이번에도 연말까지였던 보증료 할인 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했다. 다만 보증 운용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할인율은 조정했다.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 뉴스1

기존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문제는 내년에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현재는 임대주택의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 경우 보증에 가입할 수 없으며 지난 8월을 기점으로는 임대사업자로도 등록할 수 없다.

권 사장은 "전세 사기나 투기 조장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고 건전한 임대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임대보증금 부채비율 관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행 100%인 부채비율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의무화 이전에 등록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구제 조치는 검토하고 있다고 권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임대보증금보증가입 의무화 이전에 등록한 임대사업자 중 부채비율이 높은 사업자도 보증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사업 모델 지원 위한 보증상품 개발"

HUG는 정부의 2·4 공급대책에 맞춰 보증상품을 개발하는 등 주택 공급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도심주택 특약보증을 출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과 신축 매입약정을 체결한 사업자가 대출받은 원리금 상환을 책임지는 지급 보증 상품이며 현재까지 287억원의 보증을 승인했다.

권 사장은 "내년도에는 추가적인 수요 발굴 및 제도개선을 통해 보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도심복합사업이나 소규모재개발 사업 등 신사업 모델을 지원하기 위한 보증상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로주택 등 부동산 시장에서 효과가 증명된 분야에서 대출보증 상품을 활성화하고 시중은행과 협력하겠다"며 도심 주택공급 촉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9월에는 민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개편하기도 했다. 인근 지역의 유사한 아파트의 평균 시세를 반영하도록 심사 기준을 개선하고 심사결과 유효기간도 연장했다.

권 사장은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전에는 월 평균 24개의 사업장을 심사했으나 개선 후에는 80% 가량 늘어난 43개 사업장 정도를 심사하고 있다"며 "심사를 마친 사업장들이 분양보증을 받아 입주자 모집을 진행하면 주택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사장은 내년에 중점 추진할 정책으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기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11월에 프롭테크를 활용한 고분양가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상담을 위한 인공지능 챗봇도 도입했다"며 "국내 최대 플랫폼인 카카오와 네이버에서도 가능한 모바일 보증시스템도 서비스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디지털 전면 전환을 추진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심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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